▲ 우수상을 받은 한라초등교 "옛날에 우리는 영 허멍 놀았져!".<김대생 기자>
"어-넋들라 넋들라 개똥아-개똥아- 우리 개똥이 할망손지. 넋들라-넋들라 삼신할망이여 넋드리거든 다시랑 넋나게 허지 맙서어…" 제41회 탐라문화제 행사의 일환인 제주어말하기대회가 제주도연극협회 주관으로 7일 오후 10시 신산공원 특설무대서 마련, 구수한 제주 말 입담을 펼쳐놓았다. 초·중·고등부 일반부로 나눠 각각 4팀씩 모두 12개팀이 출연한 이번 말하기 대회의 히로인은 역시 초등부 어린이들의 귀여운 말솜씨다.

일찌감치 앞자리를 차지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눈가에 짙은 웃음을 지우며 손자 손녀들의 억세고 서툴기만 한 제주어 말하기에 연신 박수갈채를 보냈다.

또 감상문을 쓰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광양교 3학년 3반 학생들은 친구·언니·오빠들이 하는 연극을 보며 함께 웃다가도 연신 메모를 하는 등 사뭇 진지한 자세로 일관했다. 메모를 왜 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르는 말이 너무 많아서 적어 놓았다가 나중에 어른들께 물어 볼 거예요”라며 수줍게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등부 경연 때에는 세찬 바람 때문에 대사전달이 이뤄지지 않아 핀 마이크를 유선 마이크로 교체하는 등의 해프닝을 빚었다. 또 일반부의 서귀포시 법환동 팀이 불참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 최우수상은 위미초등학교의 ‘넋들라 넋들라 어-넋들라’(강보미 외 3명), 서귀포대신중학교의 ‘배고픈 장사 막산이 들어 봅데강’(나현수 외 2명), 애월상업고등학교의 ‘연날 우리 제주 사람덜은’(김 솔 외 4명), 남제주군 성읍1리의 ‘조팟 볼리크메 물 홋쏠 빌립써’(강희팔 외 2명) 등이 수상했다.

△우수상=한라교 함덕중 중앙여고 북제주군 구좌읍
△장려상=김녕교 서귀포교 제주중 표선중 제주관광해양고 서귀포여고 제주시 화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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