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축제의 날 학생민속예술축제에 출연한 학생들이 "지경가름놀이"를 선보이고 있다.<김영학 기자>
제41회 탐라문화제는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의 뜸한 발길로 인해 ‘주인공 없는 행사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탐라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민속예술축제가 7일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앞마당에서 서귀포시 축제의 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축전을 열고 있지만 축제장은 관람객보다 참가자가 더 많아 축제의 참 의미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민 자존심 건 서귀포 축제의 날
○…이번 민속예술축제는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제주시의 순서로 10일까지 4일간에 걸쳐 학생민속예술축제와 제주민속예술축제로 나뉘어 각 시·군의 자존심을 내건 걸궁, 민속예술 등의 경연을 선보인다.

여름 내내 땡볕아래서 연습한 기량을 맘껏 선보인 서귀포시 축제 참가자는 초·중·고등학생, 일반부를 포함, 240여명. 첫 순서로 출연한 서귀북교 학생들은 풍물놀이 ‘신명나게 놀아보세’를 선보이며 마당의 흥을 돋웠다. 이어 서귀중앙여중 학생들이 물허벅춤과 해녀춤 등을 통해 척박한 자연환경을 개척하며 살아온 제주여인의 강인한 모습과 일상을 ‘옛 제주여인들의 삶과 신명’에 담아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삼성여고는 서귀·서홍·동홍 세 마을의 갈등을 신화적으로 풀어낸 ‘서귀걸궁 및 지경가름놀이’를 선보였다. 경연부문에 참가한 일반부는 서귀포시 영천동 민속풍물패의 민속걸궁 ‘판제’와 민속예술 ‘테우리 소리’가 서귀포시민들의 자존심을 내걸고 한판 장을 벌였다.

◈‘불교의 날’ 행사 전면 취소
○…탐라문화제 공연예술축제 일환으로 8일 열릴 예정이던 종교예술제 ‘불교의 날’행사가 전면 취소돼 취소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예총 도지회는 올해 종교예술제를 열기로 하고 불교·기독교·천주교 3개 종교가 하루씩 출연하는 예술제를 기획하고 행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불교의 날’이란 종교행사를 치르면서 공식적인 불교기관과 상의 없이 임의대로 행사 일정과 출연진 섭외를 마쳐 불교계의 강한 비판과 함께 행사 중단 사태까지 초래한 것이다.

탐라문화제 ‘불교의 날’행사에 공식 제동을 건 제주불교본사 관음사 관계자는 “불교행사를 열면서 제주불교를 대표하는 관음사와 상의 없이 개인에 의해 불교행사가 좌지우지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불교행사는 일반단체와 달리 종교성이 있는 만큼 내부 논의를 거친 다음 행사내용 등이 정해져야 한다”며 “신앙적 질서 없이 이뤄진 행사 취소는 당연하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예총도지회 관계자는 “불교 합창단을 지휘하는 부지회장이 종교예술제를 맡아 추진했는데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불교계에서 행사 취소를 요청해와 부득불 취소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탐라문화제 축제장 천막 “텅텅”
○…제41회 탐라문화제 본행사장인 제주신산공원은 축제기간 잡화상이 들어오기로 약속하고 쳐 놓은 천막 50여 동 가운데 30여 동이 사흘째 텅텅 비어 축제분위기를 썰렁하게 하고 있다.

7일 행사 주최측인 예총 도지회에 따르면 “천막을 사용하기로 했던 육지 잡화상들이 4일 제주편 선박을 놓치는 바람에 5일 폭풍주의보, 6일 휴항으로 입도가 미뤄져 공원 입구 천막이 비어있다. 미리 천막을 쳐놓은 것은 잡상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고 이해를 구했다.

축제장 내 천막은 천막업자인 M천막이 예총 도지회와 임대료 수익금 중 일부를 예총 기금으로 내는 형식으로 사업권을 딴 후 도내·외 잡화상에게 임대 형식으로 분양하기로 하고 친 것이다. 그러나 행사에 참여했던 일부 도내 업자들도 텅빈 천막을 보고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를 들며 스스로 철수해 버려 축제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살풍경을 연출하고 있다.<김순자·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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