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학년 담임을 맡은 김모 교사(28·여)는 “학생들이 채팅 등으로 이미 통신언어에 익숙해 있어 한글맞춤법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학생들이 쓰는 언어의 본산지는 통신언어이기 때문.

통신언어의 확산은 ‘방가’가 ‘반갑습니다’로 통용되던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극단적인 사이버 언어가 판을 치고 있다.

서귀서초등학교를 비롯한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9일 한글날을 맞아 훈민정음 서문쓰기, 바른말 찾기, 글자빙고나 속담 뜻 찾기 등의 한글놀이, 한글 맞춤법 맞히기 대회 등을 여는 등 학교 차원의 대책마련에 나섰다.

인터넷 채팅이나 메신저를 이용하는 성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제주대 박모(21·여)씨는 “통신언어를 일상생활에서도 자꾸 사용하게 된다”면서 “가족과의 대화에서도 나도 모르게 ‘안뇽’‘어솨요’ 등 통신언어를 사용하곤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의 언어파괴가 세대간의 거리를 멀어지게 하는 것은 물론 의사소통까지 방해하고 있다. 성인들은 통신언어와 일반 언어의 사용을 대개 구별하지만 청소년은 통신언어가 제도권 언어로 확대돼, 우리말을 하면서도 통역이 필요할 정도로 소통에 장애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길웅 제주동중 교장은 “언어는 습관인 만큼 의사소통의 완전성과 상호이질화, 상대를 비하하는 언어생활이 내면화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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