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감귤농사도 실패로 끝났다.

제주도의 공식집계로 98년산 54만3980톤보다 5만톤가량 많은 59만2477톤(하우스감귤 3만1600톤제외)이 생산된 99년산 감귤은 생산에서부터 출하·유통·가공에 이르기까지 고질적인 문제들을 드러내면서 69만3200톤이 생산된 97년산보다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감귤류수입판매기금등으로 수매에 나서는 비상수단도 기대만큼 효과가 신통치않다.

행정당국과 생산자단체는 궂은 날씨와 농가의 고품질 출하 의지 부족을,농가는 정책부재를 탓하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감귤에 관한한 모두가 박사'라고 할만큼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안다.알면서도 풀지 못하는것이 감귤 문제다.

오는 2005년이면 중국산 감귤이 봇물처럼 밀려들어온다.이제는 문제를 연구할때가 아니라 해법을 실천할때다.

지난해 10월10일 15㎏상자당 최고경락가격 3만6800원,최저 1만3500원,평균 2만6900원으로 출발한 감귤가격은 10월중순이후 하루 2000여톤이 넘는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기세가 꺽이기 시작했다.

10월한달동안 출하량 3만906톤에 15㎏상자당 최고 4만3500원,최저 7000원으로 평균 1만7148원이었던 공판장 경락가격은 11월 1만812원,12월 9068원,올1월 7766원,출하량이 5만9010톤으로 줄어든 2월에도 6469원으로 추락을 거듭했다.

2만7000여톤이 출하된 3월에는 22일 현재 15㎏상자당 1만2700원까지 떨어졌던 최고경락가격이 감귤수매에 힘입어 1만8000원대로 오르면서 평균 6883원을 기록하고 있다.

도의 집계대로라면 남은 저장 노지감귤은 9100톤으로 사실상 처리가 마무리됐다.

99년산 감귤생산 처리과정은 감귤 문제의 종합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는 당초 노지감귤 생산량을 55만8400톤으로 발표했다가 너무 축소됐다는 여론에 따른 재고량 조사를 통해 59만2477톤으로 변경했지만 농가의 체감수치와는 아직도 거리가 있다.들쭉날쭉한 생산통계는 유통부실로 이어진다.

기상관측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당도가 평균 9.3도로 예년 평균 10.8도보다 낮고 산도가 1.4%로 예년평균 1.28%보다 높아져 맛이 없어진 악재도 겹쳤다.

여기에 딸기·방울토마토등 신선한 과일들이 예년보다 20여일 빠른 2월중순부터 본격 출하되면서 소비 부진을 가속화시켰다.

농 감협 직영 계통,중간상등 921개의 선과장을 통한 출하,적정한 가격의 가공처리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서 고품질 감귤만을 시기를 조절하며 출하하라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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