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주도·도의회 따로 진행 
국토부, 11일 지사·의장 면담 
"신공항 건설 제주 발전 계기"
도민 혼란 가중·갈등 심화 우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1일 제주도청을 찾아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도민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1일 제주도청을 찾아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도민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결국 각각 도민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 국토교통부도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한 여론 수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면서 진행 과정에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31일까지 제주 제2공항 상생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11일 밝혔다.

도 홈페이지에 별도 창구를 운영해 △도민들이 염려하는 주민피해 최소화 방안 △환경수용력 대응 방안 △상생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도민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도 이날 제주를 찾아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제주도청을 방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도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최대한 반영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쟁점해소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많은 부분이 서로 이해는 됐다고 본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신공항 건설이 제주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방향으로 가닥을 지어야지 언제까지 맴돌 수는 없다"며 "안전을 전제로 발전이든 성장이든 있는 것이기에 그런 점에서 다가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사진 오른쪽)이 11일 제주도청 방문 직후 제주도의회를 찾아 좌남수 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국토부와 도의회는 도민 의견 수렴을 두고 이견차를 보였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사진 오른쪽)이 11일 제주도청 방문 직후 제주도의회를 찾아 좌남수 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국토부와 도의회는 도민 의견 수렴을 두고 이견차를 보였다.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한 도민 의견 수렴에 뜻을 함께한 제주도와 달리 제주도의회와는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국토부는 제주도청을 방문한 직후 제주도의회를 찾아 좌남수 의장과 면담을 가졌다. 

좌남수 의장은 "국토부가 도민 수용성을 먼저 생각했으면 고맙겠다"며 "국책사업이라면 국가가 여론조사를 진행해야 하지 책임을 제주도에 전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작부터 문제였다. 수십년동안 도민들은 신도에 공항이 들어설 것으로 인식했는데 갑자기 성산으로 발표됐다"며 "촛불로 정권을 교체한 국민인데, 옛날처럼 국민들을 다루려고 하면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토론회 양측 입장을 봤을 때 제기되고 있는 쟁점 대부분은 공항 건설과 관련한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전문가 판단이 나왔음에도 계속 다른 쪽 시각에서 논의가 되다 보니 결론에 이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산을 예정지로 선정한 것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환경적인 피해가 최소화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더 자주 도민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의 기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와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전제로, 제주도의회는 자체적으로 찬반 등 주제와 방식을 정하는 의견 수렴을 제각각 진행하기로 하면서 도민사회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찰을 빚고 있는 도민 의견 수렴과 별개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행정 절차는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국토부는 이달 중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보완하고 다음달 환경부와 재협의를 진행한다. 

재협의 결과 '동의'처리 된다면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연내 기본·실시설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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