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일주일 새 두자리 대 확진자 발생… 지역사회 화들짝
추가 가능성 남아…동선·접촉자 등 불안↑·‘막을 수 있었다’지적
관광 경기 ‘개학 전 특수’옛말로, “가을까지 무너지면 방법 없다”

제민일보 자료사진
제민일보 자료사진

수도권발을 탓하기에 최근 제주의 잇딴 코로나 확진자 발생은 느슨해진 방역 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을 중심으로 연일 확진자가 속출하는 데다, 비수도권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해 확인되는 등 '전국적 대유행'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제주가 또다른 n차 감염 통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와 조용한전파자에 대한 불안감에서 지역 사회 전체가 긴장하게 된 상황에 대한 방역 당국의 한발 늦은 대처 역시 도마에 올랐다.

조심해라했는데

제주도는 28일 전날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제주 36번 확진자 A씨와 접촉자에서 확진자로 분류된 37B씨의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A씨는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루프탑정원'게스트하우스 운영자다.

코로나 19시대 첫 여름 휴가를 맞아 가장 우려했던 부분에서 끝내 문제가 생겼다.

A·B씨가 수도권 방문 이력이 있고, 게스트하우스 업주와 종업원으로 공간을 공유하는 등 전염 기회가 있었던 사실 외에 게스트하우스 내 파티가 열렸고 이를 통해 투숙객 등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전파 또는 전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도는 B씨가 25일부터 27일까지 게스트하우스 저녁 파티에 참가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기간의 투숙객 등 밀접 접촉자 파악에 나서는 등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제주자치경찰단은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양 행정시와 합동 특별점검을 통해 제주시내에서 클럽 형태의 '야간 파티'를 한 업소 2곳이 적발했다. 불법 무허가 영업 뿐만 아니라 실내 마스크 착용불필요한 신체 접촉 자제라는 휴가철 거리두기 33금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제주 지역 국가 공기업에서 발생한 사례 2건과 교사 확진자까지 사회적 지위에 따른 방역 의식 부족과 일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례 등 코로나 위기감이 느슨해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제민일보 자료사진
제민일보 자료사진

늦은 대응 혼란만

제주도가 6월 선제적으로, 정부도 7월 민박·숙박업 등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마련하고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여행을 하는 행위나 유흥시설 등 밀폐·밀집 장소와 혼잡한 여행지·시간대, 침방울 튀는 행위와 신체 접촉을 피하도록 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관광지 인근 음식점이나 유흥업소와 같은 방역 사각지대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 역시 일일이 챙기지 못하면서 결국 구멍이 됐다.

제주도는 25일부터 제주지방경찰청과 안전관리자문단 합동으로 해수욕장 인근 게스트하우스 점검에 들어갔다. 정부가 23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강화 조치로 제주 11곳을 포함한 전국 모든 해수욕장의 긴급 폐장을 결정(23)한 후다.

제주자치경찰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한 대대적인 계도와 단속 방침을 공개했다.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다는 복안이지만 이미 확진자가 나온 뒤라 효과는 미지수다.

방역 관리가 느슨해진 틈을 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공황에 빠졌다.

n차 감염은 물론이고 지역내 감염 우려도 내려놓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수도권발을 기준으로 이번 주말(29~3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확산 여부를 가늠하는 기점(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시 14)이 될 전망이지만 제주는 그보다 더 멀리 봐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가운데 서울·인천·광주 등 주요 지자체는 이미 3단계에 준하는 사실상의 '2.5단계' 조치를 시행한 상황이다.

관광경기 다시 바닥으로

이들의 선제 조치가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제주 관광 경기에는 제대로 영향을 미쳤다.

도내 특급호텔의 이번 주말 예약률은 40%대에 그쳤다. 평년 90% 이상을 기록했던 상황이나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수요를 흡수하며 선전했던 흐름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제주에서 꼬박 한 달만에 확진자가 발생(27)하면서 시작한 예약 취소가 줄어들지 않은데다 태풍이 겹치면서 말 그대로 확 꺾였다.

인천 서구 81번 확진자가 확진전 제주 여행을 했다는 사실과 지난 주말 직원 확진자 발생에 따른 골프장 첫 임시 폐쇄 등 추가 방역 부담과 이미지 회복 등에 대한 고민도 커진 상황이다.

특급호텔 관계자는 불과 일주일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한꺼번에 맛보는 심정이라며 봄에 이어 가을 관광까지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