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 공연기획자 논설위원 

창작자인 예술가의 자구노력과 행정의 다양한 지원정책, 수요자인 시민의 관심과 사랑이야말로 현재 고난의 시기를 극복하는 진정한 한국판 뉴딜 문화정책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경제가 위축되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이러 상황극복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중순, 정부예산 114조 원의 대부분을 지역에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세 개의 꼭지를 축으로 분야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또한 지역에 새로운 산업과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 중앙과 지역을 고르게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미 1930년대 미국 경제대공항 시기, 케인즈와 같은 경제학자들은 루즈벨트 뉴딜(New Deal)정책의 핵심과제를 "소득의 재분배"라고 하였다. 당시 문화예술분야 또한 비슷한 위기상황으로, 미국 정부는 "공공미술 프로젝트(PWAP, Public Work of Art Project)"를 통해 예술가에 대한 지원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였다. 이는 실업률이 극에 달한 시대상황에 실업근로자들을 먹여 살리는 것만큼 예술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결국 이를 통해 수많은 예술가들이 활동을 지속하며 그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고 이후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공공지원과 예술인의 경제적 고용불안에 대한 문제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문화선진국을 중심으로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오고 있다. 

앨빈H.레이스(Alvin H. Reiss, 1930, 미국)는 아트매니지먼트 출판사의 편집자이자 필라델피아 예술대학의 교수로,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예술경영학자이다. 그는 뉴욕에 전문 예술경영원을 설립하였고 '문화와 기업(1972)', '예술경영편람(1979)', 'Cash in! Funding and Promoting the Arts(1986)' 등 다양한 저서를 발간하였다. 특히  '성공적 예술경영(1995)'은 예술행정가와 문화예술 현장의 필독서로 알려져 있고, 이 책에서는 사회적 불황일 때, 기업의 후원과 협찬, 후원회 활용, 다양한 광고 및 홍보를 통해 상호기관별 윈윈 효과를 달성 할 수 있는 예술경영 사례들에 대하여 뉴욕링컨센터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의 실제 사례를 들면서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서술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경제위축 등 사회전체가 어수선하면서 문화예술분야의 타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공연, 전시, 영화 제작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시민들은 야외활동을 포기하고, 여가활동을 전혀 누리지 못하면서 문화산업 분야 피해가 커지고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자체가 삭막해져가고 있다. 

문화와 예술은 지역의 정체성이 녹아있는 공공재로, 삶의 가치인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또한 인간의 정서순화는 물론 대인관계를 원만하게하고 사회통합의 역할도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공공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창작자인 예술가의 자구노력과 행정의 다양한 지원정책, 수요자인 시민의 관심과 사랑이야말로 현재 고난의 시기를 극복하는 진정한 한국판 뉴딜 문화정책의 실현방법이다. 특히 제주는 고유한 문화와 특성화된 지역정체성이 있기에 더욱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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