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벌판에 울리는 ‘아리랑’을 들어보았는가”

 독일 우리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인 양해동씨(51)가 최근 펴낸 「서간도 아리랑」에는 ‘우리는 서유럽 벌판에서 <아리랑>을 불렀다’는 부제가 달려있다.

 외국땅에서 우리노래를 목놓아 불렀을 만큼 조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양씨지만 양씨에게는 ‘망명자’는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그런 양씨가 풀어낸 자전적 장편 소설 「서간도 아리랑」은 1973년 서울 김포공항에서부터 독일 루르지방과 함부르크까지를 오가는 여행이 배경.

 그 대부분은 70년대 ‘돈을 벌겠다’는 일념 하에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른 독일로 건너간 간호사와 광부들이 많이 모여 사는 루르 지방의 겔센시 변두리를 중심으로 한다.

 ‘여행’을 소재로 한다고 해서 가벼운 기행소설을 연상하면 안된다.‘입양아(국제고아 1·2)’로 시작하는 이 책은 논문집이 연상될 정도로 딱딱하다.굳이 ‘자전적’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

 전문 작가가 아닌 탓에 문장은 거칠지만 재독동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루르 지방의 이야기 속에는 가정생활의 훈훔함과 함께 동포 사회에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밝은 미소를 엿볼 수 있다.<도서출판 살림터·8500원><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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