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 관한 한 저만큼 선수 개개인에 대한 기록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25년째 배구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쫓아다니며 경기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정민교씨(44·사진)가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춘계 전국남녀중·고배구연맹전에도 어김없이 참석,매경기 기록을 챙기고 있다.

 경남 고성 출신인 정씨는 각 팀의 주요 공격수들의 득점 상황을 일일이 기록,경기시간 내내 눈과 손을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이다.

 정씨는 배구협회나 연맹 소속이 아니지만 배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각별하다.

 각 선수의 공격횟수,득점여부,블로킹,서브득점까지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는 그는 배구경기가 열리지 않는 비시즌에는 멸치를 말리고 포장하는 일을 하고 일당을 받아 생활한다.

 지금은 랠리포인트 시스템이 적용돼 아무리 팽팽한 경기도 2시간을 넘기지 못하지만,사이드아웃 제도를 시행할 때는 3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79년 실업연맹전 때 울산에서 벌어진 대우실업과 동양나일론의 여자부 경기가 무려 4시간 40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경기로 기억하고 있다”는 정씨는 “내가 직접 본 경기 중 가장 오래 걸린 경기였다”고 회상했다.

 정씨는 “지금까지 배구경기 기록을 정리한 공책이 모두 600여권은 될 것”이라며 방금 끝난 경기의 기록을 다시 검토하며 빠뜨린 게 없는지를 다시 점검하기 위해 자신의 공책으로 눈길을 돌린다.<홍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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