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경기 규칙을 제대로 알고 관람하면 재미가 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어도 인기종목의 규칙은 잘안다.수많은 국제경기와 프로스포츠 중계해설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이다.어떤 경우엔 일부러 반칙을 해서 열세인 흐름을 바꿔놓는 방법도 쓴다.한참 중계방송을 보다보면 스스로 감독이라도 되는 양‘반칙이라도 해야지’하는 훈수소리도 들린다.축구경기에서 상대방에게 위협을 주거나 일부러 반칙을 하는 선수에겐 심판이 경고나 퇴장명령을 할 수 있다.스포츠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선수는 경기에 참여치 못하도록 하는 조치이다.

심판은 엘로우 카그와 레드카드로 경고와 퇴장명령을 대신한다.노란딱지가 두 번째 이면 퇴장되고,같은 경기가 아니어도 두 번 축적되면 다음번 한경기 출전을 박탈당한다.2년전 프랑스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한국은 첫경기에서 반칙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비슷한 경기를 벌이던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위협적인 태클을 한 선수가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파울플레이 하나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번 4·13총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선거법 위반사범에 대한 재판처리방침을 발표했다.위반이 유죄로 입증되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선고를 한다는 것이다.재판을 1년내로 정해 최대한 빨리 처리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당선된 후 의정활동을 핑계로 재판출석을 거부하는 등의 사유로 2년이 넘게 의원직을 고수했던 사례도 있다한다.‘당선만 되면 그만이다’는 식의 관행에 쐐기를 박겠다는 결정인 셈이다.현행 선거법으로는 벌금 100만원이 당선무효의 기준이 된다.벌금 80만원을 선고해 위반은 인정하되 당선은 유효인 경우는 줄어들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어 선거철마다 혼탁하고 불미스런 관행을 고쳐나간다는 내용의 요약인 셈이다.말로는 돈안드는 선거,페어플레이를 외치고도 뒤로는 돈잔치와 비방을 일삼는 일이 제발 없어졌으면 하는건 모두의 바람이다.후보자 뿐아니라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선거때만 되면‘내가 어느정도의 조직을 갖고 있다’는 선거꾼들도 아울러 퇴치돼야 한다.몇안되는 사람이 혼탁한 선거분위기를 만드는 건 피장파장이기 때문이다.이번만은 레드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하겠다는 심판의 단호한 판결을 기대해 본다.<고순형·편집위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