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계획에 관해 제주도민 대다수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제주도가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찬성의견이 24.9%인데 반해 이보다 갑절이 넘는 58.2%가 반대의견을 보였다. 이로써 그 동안 물밑에 가려있던 도민여론은 대다수가 반대쪽에 있었음이 증명됐다. 따라서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 계획추진은 사실상 매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도의 여론조사는 방법이나 시기가 너무 일방적이고 기습적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비록 이번 여론조사는 문제가 있었지만 도민들의 반대가 압도적이라는 걸 확인시켜줬다. 가장 반대하는 이유로 관광지와 평화의 섬으로서 제주도의 이미지 손상을 들고 있다. 이는 도민들은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이 국제자유도시와 평화의 섬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안이란 공감대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써 지금까지 해군기지건설 반대 운동을 해오고 있는 지역주민과 사회단체, 국회의원들에게 타당성과 당위성을 실어주게 됐다.

어떻든 여론조사결과가 해군기지 건설반대로 나타남에 따라 제주도와 해군 해양수산부는 중요한 결단을 해야할 처지가 됐다. 특히 여태껏 국가안보 문제를 이유로 신중론을 펴왔던 제주도는 입장표명을 늦출 명분이 사라지게 됐다. 지역주민 설명회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뒤 추진하겠다던 당사자인 해군 측도 확실한 결정을 해야 할 입장이다. 또 국정감사에서 자치단체와 주민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해수부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제주도의 공청회 개최 요구에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해군과 해수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과연 제주도의 입장 표명은 언제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지 관심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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