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주본부 1분기 지역 경제동향 간담회
자영업자 신용등급 하락 자금난 악순환 심각
관광·건설 부진 지속 농업은 폭설·한파 피해
"일자리 창출·피해업종 지원 공공 역할 해야"

코로나19 사태가 해를 넘기면서 제주경제의 뿌리가 점점 부실해지고 있다. 당장의 매출 감소를 넘어 사업자 신용등급 악화와 자금 고갈, 실업 등 깊은 상처를 입으면서 공공차원의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대책 등 처방전이 시급하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변성식)가 4일 농어업·건설·관광·유통·부동산 등 지역 경제계 인사를 초청해 '2021년 1분기 제주지역 경제동향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제주 핵심 산업이 1분기에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업은 연초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였지만 내국인 단체관광이나 외국인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강화된 방역조치로 매출 하락세가 심화됐다.

특히 매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 등 소규모 사업자의 신용등급이 하락, 융자 심사 등 자금난을 부추겨 경영여건 개선 여력을 떨어뜨리는 등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관광업계는 이날 비대면·웰니스 관광을 활성화하고 단체 관광·마이스(MICE) 유치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변수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적체된 상황에서 올해 분양 예정 물량도 많아 민간부문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최악이었던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건설수주액이 개선되지 않아 건설업계는 올해 공공부문의 조기 발주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투자 활성화 등 제도적 지원을 호소했다.

농업과 어업은 품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천혜향 등 만감류 가격이 전년대비 10% 이상 오른 반면 노지감귤은 폭설 등 기상악화로 품질 유지에 어려움 발생했고, 월동채소도 냉해와 생육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수산업도 소비·수출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넙치 등 양식어업의 피해가 컸지만 전체 수산물 생산은 호조를 보였다. 오히려 수산자원 관리 차원에서 무분별한 조업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수혜업종으로 꼽히는 유통업은 신선식품 수요 증가와 배송서비스 확대로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지만 온라인 채널과의 경쟁, 배송 인력 확대 등으로 수익성에서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처럼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난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공공의 역할도 주문됐다. 

지난 1월 실업률이 5.2%로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에 계절 일자리 외에 공공사업 종료 영향도 있었던만큼 고용 회복과 일자리 창출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참석자들은 또 코로나19 피해 업종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함께 경기 회복에 최대한 정책역량을 쏟을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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