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개벽신화를 간직한 혼인지(婚姻址)가 올해부터 본격 정비된다.

 남제주군은 지방기념물 제17호로 지정된 성산읍 온평리 1693 일대 혼인지가 그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예산뒷받침이 안돼 방치되다시피 했으나 올해 처음 국고지원이 되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지방문화재 정비에 국고가 투입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우선 올해에는 국비 1억원과 도·군비 1억원등 모두 2억원을 들여 아직까지 사들이지 못한 토지 18필지를 매입한다.

 또 내년 이후에는 모두 79억여원이 연차적으로 투입돼 주차장과 화장실,관리사무소·관리실신축등 주요 시설물을 갖추게 된다.여기에도 국고 36억여원이 지원되고,삼성재단과 지역주민 등의 민간자본도 8억여원이 투자된다.

 지난 94년부터 98년까지 3억여원을 들여 진입로 확· 포장과 안내판 제작,토지매입 등의 사업을 폈으나 예산부족으로 정비를 중단했던 남군은 이곳을 제주의 전통문화를 집대성한 문화관광지로 조성한다.

 혼인지에는 제주의 삼신(三神)인 고·량·부(高·粱·夫)가 동해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를 맞아 혼례를 올렸다는 전설이 깃들어있다.<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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