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석 기상청장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영국의 시인이자 탐험가인 윌터 롤리의 말처럼, 시대를 지배한 역사적인 강국들은 해양을 지배한 '해양강국'이었다. 15~16세기 포르투갈, 스페인이 대항해 시대를 열면서 콜럼버스는 해양을 통해 신대륙을 발견하였고, 17세기 세계 해상무역을 제패한 네덜란드, 19세기'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 또한 세계사 속 최강의 해양강국이었다. 

이처럼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은 기후와 날씨의 주요 원동력이며, 기후변화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세계 무역의 90% 이상을 운반하고, 해안에서 100km 내에 거주하는 전 세계 40% 이상의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제 경제의 주요 원동력이기도 하다.

3월 23일은'세계기상의 날'이다. 올해 세계기상기구(WMO)가 세계기상의 날을 기념해 정한 주제는 "The Ocean, Our Climate and Weather(해양, 우리의 기후 그리고 날씨)"이다. 세계기상기구는 매해 세계기상의 날을 기념해서 주제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지구시스템 내에서 해양, 기후, 날씨의 연결 관계에 대한 이해 지원에 주력하며, UN에 기후, 날씨, 물에 대한 전문기구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포함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구성원들이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유지하면서 재난의 위험을 줄이고, 생존 가능한 경제를 유지하는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날씨, 기후, 해양은 인간 생활과 자연생태계, 사회?경제시스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태풍, 폭우, 폭염, 가뭄 등 위험기상은 오랫동안 많은 생명을 위협해왔고, 오늘날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위험기상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해양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해양을 오염시키고 무분별하게 활용했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까지 더해져 해수 온도의 상승은 해수면 상승으로 나타났으며, 더 강력한 태풍 발생과 어장자원 감소 등 커다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전 지구 평균기온이 14.9℃로 산업화 이전 대비 1.2℃ 높아 2016년과 동일한 상위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연평균기온이 13.2℃로 평년(12.5℃)보다 높았고, 1월 평균기온은 2.8℃로 1973년 이후 가장 따뜻했던 해로 기록되었다. 역대 가장 긴 장마철과 8월에만 3개의 태풍 영향을 받으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상과 변동이 큰 해였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매해 다양해지고 빈번해져 예측이 점차 어려워지는 위험기상에 대한 대응능력 향상과 기후탄력사회 구현을 위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편리하며 신속한 온라인 기상정보 제공과 국민공감형 소통 강화로 위험기상, 지진, 기후변화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양에서 풍부한 수산 자원과 서양과의 문화교류를 이루며 많은 혜택을 받아왔지만, 이제 해양은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기후위기를 외면하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활을 실천하고 기후변화와 해양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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