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젊은 작곡가 임재규씨(33·제주대 음악과 강사)가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첫 작곡발표회를 갖는다.

 지난 92년 제주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한 임씨는 제주에서 음악교사로 활동하다 지난 93년 독일로 유학해 99년 폴크방국립대학을 졸업했다.지난해 귀국한 임씨는 이번 발표회를 통해 자연과 환경 문제를 음악적으로 표현한 실험적인 현대음악을 주로 선보일 예정인데 어떠한 음악색깔을 만들어낼지 주목되고 있다.

 연주곡목은‘천지악(天地樂)Ⅰ’‘천지악 Ⅱ’,‘카라를 위하여’‘선택’‘점과 선’‘길’‘종이음악’ 등 8곡.‘천지’‘길’‘종이’ 등의 작품 제목에서 보듯 이번 연주회는 자연과 환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연주회를 알리는 로비에서 연주할 ‘천지악 Ⅰ’은 하늘과 땅의 즐거움을 노래했다.동양의 5음계를 중심으로한 선율의 흐름과 각 악기들의 조화를 빌려 자연의 즐거움을 표현한 음악으로 플루트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 타악기 연주로 들려준다.

 ‘카라를 위하여’는 오페라 아리아를 발췌해 접속곡으로 연주하는데 소프라노 홍순정과 호흡을 맞춰 공간음악의 다양성을 나타낸 작품이고,‘천지악Ⅱ’는 주역에 담겨있는 사상과 점괘를 이용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음양의 조화를 다양한 악기로 표현했다.특히 12개의 동전을 던져 만든 음렬에 귀를 기울여볼만하다.

 이날 연주회의 하이라이트는 지구의 환경보존을 위해 애쓰는 그린피스의 활동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쓴 ‘종이음악’.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종이만으로 연주되는데 자연파괴와 자연보호문제를 종이에 착안해 만들어진 곡이다.곡은‘잡음’과 ‘종이의 음향’으로 이뤄진다.

 작곡가 임씨는 “종이는 발명된 이후 지금까지 인간의 역사 속에 꾸준한 희생을 당해왔다.종이의 근본은 즉 자연이라는 사실을 우리들에게 일깨우고 좀더 자연에 대한 인간들의 관심과 애정을 기대하면서 이 곡을 썼다”고 말했다.“인간은 자연을 떠나서 살 수 없는데도 자연은 마구 훼손되고 있다”고 밝힌 임씨는 이번 연주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랐다.무료.011-690-3409.<김순자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