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과소비'라는 말은 우리생활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단어가운데 하나다. 굳이 사전적 의미를 인용하지않더라도 어렵지않게 속뜻을 짐작할수있다. 자신의 처지에 걸맞지않게 지나친 소비생활을 일삼는 행위라고하면 거의 맞을것같다.

자동차 경제생활에서도 어김없이 과소비를 엿볼수있다. 미국을 비롯 실용성을 강조하는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자기분수는 잊은채 값비싼 승용차를 굴리는 사람들을 빗대어 '캐딜락 멘탈리티(Cadillac Mentality)'라는 말이 나올정도다.

우리의 자동차과소비는 다소 심한편이다. 소득이 안따라주고 필요성마저 미미한데도 과시욕때문에 고급승용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그렇다. 소유한 차량이 멀쩡해 쓸만한데도 3년쯤 몰다가 새차로 교환하는 사례도 역시 과소비가 아닐수없다. 또한 새모델의 승용차가 생산되면 습관처럼 바꾸는 사람도 해당된다.

자동차과소비의 이유가운데 하나가 현재 적용되는 자동차세라는 지적이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 임기상대표는 기회있을때마다 내세우는 말이있다. "새차나 10년된 중고차의 자동차세가 꼭같이 부과되는 사실이 자동차과소비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것이다.

바로 오래타는 차량에 세감면혜택이 뒤따르면 과소비가 줄어든다는 논리다. 결코 황당한 주장만은 아닌것으로 여겨진다. 차령이 많을수록 수리비및 연비에 의한 관리비가 많아지는데 공장에서 곧 출고된 차나 10년지난 차의 세금이 같다면 '바꿔버려!`심리를 억제하기가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

이러다보니 자동차 폐차기간도 빨라질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생산공장에서 나와 폐차되기까지의 기간이 평균 8년여에 불과해 그야말로 멀쩡한 차량들도 고철로 변한다는게 관련단체의 조사결과다. 굳이 외국의 사례와 비교한다면 프랑스 15년, 미국 16년과는 적지않은 차이가난다.

요즘들어 중고차 세금감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그리고 설득력을 더해가고있다.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정치권에서도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있다. 물론 정부와 여당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나 아직 결정은 안된상태다. 세수확보에 치중해 가계의 과소비와 국가적 낭비를 초래한다면 질질 끌 이유는 없지않을까.<백승훈·서귀포지사장 겸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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