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남과 북으로 갈라선 지도 벌써 50년이 넘었다. 여전히 사람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무력통일이 아닌 평화적 통일을 원한다. 과연 평화적인 통일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남과 북이 휴전에 들어가 50년 동안을 그냥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양쪽에서 통일을 하려는 노력은 있어 왔지만 그것은 어느 한 체제 쪽으로 흡수 통일하려는 잘못된 노력이었다. 남과 북을 하나로 보지 않고 서로를 "아(我)와 비아(非我)"로 판단하려 했던 것이다. 어느 한 쪽으로의 흡수 통일을 고수했기 때문에 서로가 의견이 맞지 않아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게 됐고 이것은 오히려 통일을 지연시켰던 것이다.

80년대에 존재하던 냉전의 와해와 더불어, 남과 북의 통일의 방향도 달라졌다. 흡수통일이 아닌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이 있은 후부터는 통일을 위한 섬세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로의 체제만을 고수하는 단계를 벗어나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을 추구하는 태도도 그 후에 나타난 현상이다.

통일을 위한 노력의 첫 단계는 남과 북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다. "아(我)와 비아(非我)"가 아닌 한 민족이라는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활발한 이산가족 상봉을 통하여 우리가 하나임을 느끼고 활발한 사회, 문화적 교류를 통하여 이질감을 점차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50년이라는 긴 공백 때문에 현재 우리의 통일 의식은 많이 약해져 가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런 교류들을 통하여 통일을 해야겠다는 의지를 굳혀야 할 것이다.

또한 통일을 위해서는 현재의 남과 북의 경제적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우리는 북한의 개혁이 성공할 수 있게 기술을 전해 주는 등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북한 주민들에 대한 무상 원조도 더욱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원조만 해주고 그냥 지켜볼 게 아니라 우리가 원조해 준 것이 올바로 사용되고 있는지 감시할 필요도 있다.

사실 남과 북이 통일을 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해서 쉽게 통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다른 나라들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외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 역시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50여 년 동안 남과 북으로 갈라져 살아온 데에는 서구 열강들 사이에서 주체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한 까닭도 있다. 이제는 주체적인 자세에서 외국과의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주체성을 살리면서 세계의 보편적인 이념들과 상충되는 것은 없는지 따져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통일을 위한 단계들을 하나 하나 밟아가면서 통일을 지연시키는 장애물들을 하나씩 치워나가다 보면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평화통일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 주체적인 정신이 필요하다.<양수영·신성여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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