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일원에서 불고 있는 원룸형 오피스텔 분양 바람이 제주는 비켜가고 있다. 분양권에 ‘웃돈’까지 얹어가며 물량을 확보하는 열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급물량에 대해서는 충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현재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8일 모델하우스 오픈으로 본격적인 분양시장에 뛰어들었던 한국토지신탁의 메르헨하우스는 12일 현재 20%가량이 분양되지 않고 있다.

연동과 노형동에 Ⅰ·Ⅱ·Ⅲ 등 총 1211실을 공급하면서 분양가의 절반 가량을 무이자 대출(입주 전까지)해 주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비교적 평형이 큰 Ⅰ과 Ⅱ·Ⅲ중 중간층의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노형동 뉴월드 밸리 맞은편에 13·14·15·16평형 111세대를 공급하고 있는 (주)보람종합건설의 ‘에이스텔 원룸’역시 분양실적이 저조한 상태다. 입주시기를 내년 신구간으로 잡고 있지만 현재까지 3분의 2가량이 분양되지 않고 있다.

짓기만 하면 무섭게 팔려나가던 예전과 달리 최근 공급되거나 분양을 시작하는 원룸형 오피스텔은 주인이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공급과잉. 올해 신축 허가된 오피스텔 2075실은 이미 들어선 1434실의 1.4배에 이를 정도로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국제자유도시 등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04년까지 3000실에 가까운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과연 시장이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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