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 공동 기획>

제주특별자치도·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
여가부 '가족친화인증제도' 지원 사업
중소 56곳·대기업 4곳·공공 25곳 인증

최근 삶의 질에 대한 관심 증대와 좋은 직장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워라밸(Work-Life Balance)'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나와 가족의 삶'에 집중하는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인재 영입을 위해 단순히 많은 연봉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고 개인의 생활을 존중하는 문화와 공간을 조성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제주 역시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유연근무제 등 가족친화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가족친화인증기업'을 추진하면서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근무환경 조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가족친화' 인증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가족친화지원센터(센터장 장신옥)는 도민의 일·생활 균형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 가족친화문화를 확산하고자 도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제도'에 따른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족친화인증제도는 자녀출산과 양육지원, 유연 근무제도,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을 위한 다양한 가족친화제도와 프로그램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심사를 통해 여성가족부가 부여하는 '법정 인증' 제도다.

심사항목으로는 △주 40시간 근로시간 준수 △보건휴가 △배우자출산휴가 △육아휴직제도 등 가족친화관련 법규사항 도입이 최소 충족요건이다. 이와 함께 인증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점은 최고경영층의 관심과 의지이다. 아울러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과 관련한 직원의 만족도도 주요 요소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85개 기업(중소기업 56개, 대기업 4개, 공공기관 25개)이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정됐고, 올해 90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제도적 장치까지 뒷받침 되면서 제주지역 일·생활 균형지수도 크게 오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전국 17개 시·도별 '2019년 지역별 일·생활 균형지수'에 따르면 제주도는 56.7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 일·생활 양립 '한걸음'
 

실제 가족친화제도를 활용해 친화기업으로 인증된 기업들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운송서비스기업인 ㈜에이티에스는 2016년 가족친화기업으로 인증되고, 2020년에는 '최고경영자'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에이티에스는 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 가운데 50% 이상이 여성 근로자다. 

이처럼 여성 근로자 다수가 근무함에 따라 육아휴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적극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고 같은 부서로 복귀해 단기간 내 업무적응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봉림 경영팀장은 "친화기업에는 대표님의 도입 의사가 크게 반영됐다. 회사에서도 인증을 통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친화기업으로 인증되면서 회사는 지금까지의 경영방식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직원은 일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가정과 스스로에 몰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이런 부분을 만족하고 있지만 젊은 직원들은 비교적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가족친화지원센터에서 지원하는 무료 영화관람 등의 혜택을 지속해서 알리고 있다"며 "이와 같은 혜택이 좀 더 폭넓게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인센티브 발굴 과제

제주에서 '가족친화인증기업'이 보편화되고 기업의 가족친화제도 시행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센티브 발굴뿐만 아니라 인증기업의 필요성을 홍보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사업주와 근로자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순국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업주에게 생소한 제도일 수 있다. 자유로운 출퇴근이나 휴직제가 일의 효율을 저하하는 요소가 아닌 능률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행정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도 동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인건비 부담 등의 문제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유연근무제를 하는 기업이 도내 서비스 사업체(200여곳) 가운데 68%를 차지한다"며 "물론 이는 일과 삶의 균형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이유가 크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제주도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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