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언 한국마약범죄학회 제주지회장

마약은 인류의 적이다. 오늘날 마약류 문제는 전쟁, 테러, 기아, 환경파괴와 더불어 거의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 아니할 수 없고 이미 인류의 공통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마약류의 남용은 개인적인 파괴를 넘어서 국가적으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마약문제가 국제 테러리즘, 자금원 위장, 인신매매 등 다른 초국가적 범죄와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나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 각국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국제화, 광역화, 조직화되어 가는 마약류 밀거래 및 마약류 남용자 치료와 예방교육 홍보를 위해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마약 전쟁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마약류 남용 및 거래는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60년대는 모르핀과 아편류 ,70년대는 대마초, 80년대 이후에는 히로뽕이라 불리 우는 '메스암페타민'이 급속히 확산되는 특징을 갖고 있었고 특히 최근에는 해외에 유학했다 귀국하는 일부 탈선 유학생에 의해 코가인, LSD, 전자담배용 액상 대마 카트리지나 대마오일 등 신종마약류 반입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더 이상 마약류 청정지대가 아님을 절감하고 있다.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의 마약유통 사건, 일부 재벌 2-3세의 마약사건을 비롯하여 일부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건과 조직적인 마약밀수 사건 등으로 마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들로 인해 그동안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이란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류(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 사범이 지난 1999년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선 이후 2002년까지 4년 연속 1만 명을 넘었다.
그러나 지난 2002년부터 검찰, 경찰, 세관 등 마약류 범죄 수사기관이 강력한 단속이 실시되면서 2006년까지 7000명 수준으로 떨어진 이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만 명을 넘어서진 않았다. 

하지만 2014년 이후부터 마약류 사범이 급증하여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SNS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점에서 2016년 1만 4214명, 2017년 1만 4123명, 2018년도 1만 2613명으로 점차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4년 대비 2016년이 40%이상 늘었다. 이처럼 마약류 사범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는  '마약청정국' 지위도 무너졌다. 

유엔 기준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이면 '마약 청정국'으로 인정하는데 2018년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1만 2613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4명인 꼴이다. 즉, 통계를 감안하면 한국은 이미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은 것이다. 

마약은 이미 우리 사회전반에 광범위하게 번져있어 이미 '마약공화국'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마약류 사용이 미국이나 다른 서방국가들에 비해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면 국내 마약 사용자는 점점 늘어나면서 직업군이 다양화 되고 연령이 점차 연소화 되는 등 질적인 면에서 종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마약류 범죄가 더욱 조직화· 광역화· 국제화되어 가면서 과거 마약의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변화되면서 국제적인 중간 기착지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들 수 있다.

마약류의 유입과 확산을 방치할 경우 투약자 개인의 파멸은 물론이고 우리사회 전체가 불안과 공포의 도가니로 변하여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 국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전체가 공멸하는 최악의 상황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약이 몸속에 들어오면 기억력과 사고력 등을 주관하는 뇌 속 전두엽과 보상회로를 자극하고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흥분상태에 빠지게 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황홀감은 오래가지 못한다. 강한 중독성 때문에 중독자는 최소 1년 이상 치료 받게 된다.

중독이 진행될수록 환시, 환청, 환촉 등 현실을 왜곡하는 정신병적  증상이 강하게 보이게 되고 내성에 의해 용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기질성 뇌중후군 상태로 응급실을 찾아야 될 경우도 있으며 과다복용으로 즉사하는 경우도 있다. 

마약은 일단 투약을 시작하면 뇌에서 강력한 화학작용을 일으켜 본인 의지로 끊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되고, 그만큼의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족과 사회에 많은 고통을 안겨주는 만큼 오늘날 현 시점에서 이를 규제하기 위한 합리적인 통제정책의 확립이 최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제 국민모두가 마약류 퇴치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집결돼 우리사회가 마약 없는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모으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