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코로나19의 늪 하]

비대면 사업 불가피…취약계층 등 기술 접근성 불평등 우려
종사자 83% 피로감 호소 업무 과중까지…시스템 개선 요구
절반 가까이 과제 '전달 능력 제고'…"관계망 활성화 중요"

제주지역 코로나19 여파로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변화가 초래되고 있는 가운데 복지시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복지시설 비대면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지만 대면과 비대면 사업 사이에서 종사자는 물론 이용자들까지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연구원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는 '코로나19와 사회복지 분야 변화 방향성 연구'를 위해 지난 3월 26일부터 5월 14일까지 도내 사회복지기관 44곳에 종사하는 93명을 대상으로 기입 및 구술 혼합식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 사회복지사는 "비대면을 통한 복지서비스는 지금까지 장점보다는 단점이 크게 다가온다"며 "특히 취약계층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 비해 IT 기기를 다루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사회복지사는 "발달장애인은 비대면 프로그램을 적용하는데 시간과 반복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비대면을 위한 대면 교육이 필요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취약계층 및 장애인 등 이용자들이 IT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쉽게 접하지 못하면서 기술 접근성에 대한 불평등마저 우려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역시 코로나19 이후 업무상 피로감도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조사대상 93명 가운데 83.9%에 해당하는 78명이 '피로도가 심하다(매우 심하다 27명·약간 심하다 51명)'고 응답했다.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기존 서비스와 비대면 서비스 제공의 병행' 40.0%, '감염에 대한 불안감' 37.3%, '프로그램 구성' 28.0%, '전달력 한계' 22.7%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향후 과제로 절반에 가까운 44.7%가 '전달 능력 제고' 등을 꼽으면서 코로나19 이후 포스트코로나에 대비한 사회복지시설 시스템 전반의 점검과 개선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 관계자는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자구적인 노력은 물론 사례 공유나 프로그램 개발 등 사회복지정보 허브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며 "서비스 제공과 감염위험에 항시 노출된 현장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 방법도 모색하는 등 현장 관계망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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