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식·길버트전' 12일 성황리 마무리
관악의 역사 함축한 공간으로 평가받아
70년 시간에 쌓인 사람들 발길 이어져

'관악! 여명을 밝히다. 고봉식·길버트' 특별전이 많은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진은 당시 오현고관악대 명단을 보면서 아버지 이름을 찾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 김은수 기자
'관악! 여명을 밝히다. 고봉식·길버트' 특별전이 많은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사진은 당시 오현고관악대 명단을 보면서 아버지 이름을 찾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 김은수 기자

1950년대 전쟁의 포화가 다 걷히기 전 절망과 같았던 잿빛 추억만이 가득했던 사이로 음악이란 희망을 던졌던 이들이 70년이란 시간을 건너 소환됐다.

인종도 나이도 달랐지만 '힘겹던 시절'을 빛났던 순간으로 바꾼 고 고봉식 초대 관악제 조직위원장과 '제주 관악의 은인' 길버트 소령이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위원장 이상철)는 올해 관악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이들을 기리는 전시 '고봉식·길버트전' (8~12일)을 기획, 진행했다.

전시는 길버트 소령이 당시 제주에 관악을 전파하게 된 과정과 배경과 더불어 1952~3년 제주 최초 관악단인 '오현고 관악단'의 시작을 정리한 고 고 위원장의 자료로 채워졌다.

두 사람이 학교 교악대로 인연을 맺은 사연과 연주곡 리스트, 첨가 학생 명단 등을 손으로 정리한 앨범은 그 시대를 거쳐 갔거나 연관된 사람들을 전시장으로 이끌었다.

이상철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장은 "50년대 음악 좀 했다는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아버지의 이름을 찾는 자녀들까지 눈시울을 붉히고 갔다"며 "두 분의 노력을 기리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제공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원회 제공

한편 고 고봉식 선생은 제주 최초 관악단인 오현고 관악대를 창단해 1953년 경남에서 열린 제4회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 전국취주악경연대회에 최고상을 받았다. 이후 16연승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제민일보와도 인연이 깊어 돌아가실 때까지 열렬한 애독자로 기억된다.

길버트 소령은 1952년 유엔민간원조사령부 제주지역 책임자로 부임했고, 부임기간동안 전쟁고아들로 구성된 한국보육원 관악대 창단과 활동을 위해 힘을 쏟았다. 당시 도내 학교관악대 순회지도와 관악지도자들을 도와 관악발전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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