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로부터 얌전하다는 평을 듣는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5학년인 김모군(13세). 결손가정으로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는 김군의 장래희망은 축구선수로 매일 컴퓨터 게임을 통해 월드컵을 꿈꾼다.

방과 후 집에서 3∼4시간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는 것은 보통이고 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컴퓨터가 없으면 불안할 정도가 돼 버렸다.

제주도내 청소년들이 심각한 인터넷 중독에 빠져있다.

최근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김미은씨의 석사학위 논문(인터넷중독이 청소년의 사회적응력에 미치는 영향)에서 제주시내 청소년 2명중 1명 꼴로 인터넷 중독현상에 걸려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주시내 청소년 108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6.4%가 인터넷 중독집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학생 58%, 고등학생 52.7%가 인터넷에 중독돼 있으며 초등학생도 23.4%로 나타나 우리사회의 인터넷 중독현상이 갈수록 저연령화되는 등 심각한 문제로 등장했다.

이는 2000년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전국 10∼18세 인터넷 사용자 19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 중독’으로 의심되는 청소년이 11%인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로 가정과 학교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청소년종합상담실 송미경 선임상담원은 “인터넷을 오랜 시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컴퓨터와 있으면 마음의 위안을 얻고 반대로 인터넷을 떠나 있으면 왠지 불안해하는 금단증상을 보이게 된다”며 “호기심 많고 판단력이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기의 특성상 결손가정이나 맞벌이 부부 가정에서 무방비로 방치될 경우 인터넷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무조건 인터넷을 막기보다는 자녀의 입장에서 왜 인터넷에 빠져있는지,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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