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극장가는 대륙의 신비를 서정적인 폭력미학과 조화시킨 「트라이어드」(장 이모우 감독)와 「말콤X」「본콜렉터」등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덴젤 워싱턴이 열연한 사회성 짙은 「허리케인 카터」(노먼 주이슨 감독) 등이 장식한다.


◈허리케인 카터

“증오가 나를 감옥에 가뒀지만 사랑이 나를 자유롭게 하리라”

1967년 미국에서 일어난 프로권투선수 루빈 카터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유망한 권투선수 카터는 총기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과 판사등의 인종차별적인 사건조작으로 22년간 옥살이를 하게 된다.감옥 안에서도 ‘생존을 위한 투쟁’의 일환으로 권투를 지속,‘허리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카터.한편 캐나다에서 환경운동가 모임과 함께 사는 흑인소년 레슬라는 우연히 카터의 이야기를 책으로 접한후 카터와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결국 카터의 결백을 믿게 된 환경운동가 등은 본격적인 구명운동에 나선다.

20대후반부터 60대까지의 카터역을 능란하게 소화한 덴젤 워싱턴의 열연이 단연 돋보이는 영화.진정한 자유와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백인 환경운동가 등도 영화에 빛을 더한다..25일 개봉.탑동시네마(723-5100∼1)


◈트라이어드

‘대륙미의 정수’ 공리와 「붉은수수밭」「국두」등으로 중국적이면서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은 중국의 장 이모우 감독이 격동기의 상하이를 배경으로 핏빛 서정극을 선사한다.

30년대 상하이에서 조직을 거느리고 있는 ‘당나리’는 아편 등 불법을 자행하며 도시의 어두운 그늘을 섭렵하고 있는 암흑계의 대부.‘보배’는 그의 정부(情婦)로 온갖 향락을 누리며 총애를 받는다.시골에서 올라온 ‘슈생’이라는 소년은 그녀의 몸종으로 일하게 되면서 차츰차츰 암흑세계의 이면에 익숙해진다.다른 조직의 갑작스런 습격으로 섬으로 피신하게 된 슈생 일행.단조로운 섬생활에 익숙해지려는 찰나,다시금 피비린내가 섬을 찾아든다.

한편의 유화를 감상하듯 정갈한 화면구성과 장 감독 특유의 수려한 연출스타일이 깔끔함을 더하는 영화.섬세한 몸짓 속에 복합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실어내는 공리의 자연스런 연기가 일품이다.25일 개봉.아카데미(751-2201∼3)<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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