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영옥 작 「가을」.
그림을 통해 두터운 우애를 다지는 50대 세자매가 있어 화제다. 27일부터 제주신산갤러리에서 ‘구름 비 나무전’을 갖는 현영옥(57·제주시 아라동)·범순(5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경순(50·서울시 서초구)씨 자매가 화제의 주인공.

성산읍 신천리가 고향인 이들 자매는 지난 99년 작고한 교육자 현평숙씨의 10남매 중 5·6·7번째 자매로, 세 자매는 모두 신성여고 재학 중 미술반 활동을 할 정도로 어렸을 적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형편상 미대 진학을 접고 영옥·범순씨는 교육학을, 경순씨는 영문학을 전공해 사회생활과 결혼생활 등으로 뜻을 펴지 못하다 십 수 년 전부터 미련을 버리지 못해 붓을 든 것이다.

이들 세자매가 그림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지난 88년 언니 영옥씨가 그림을 그리면서 시작됐다. 이듬해인 89년 경순씨가 언니의 권유로 그림 공부를 했고, 92년부터는 범순씨가 다시 붓을 들어 십수년을 그림을 통해 자매애를 나눠왔다.

어렸을 때 꿈을 이루기 위해 취미생활로 시작한 이들의 그림 실력은 고등학교와 대학 때 취미생활로 그림을 늘 가까이 했기에 전공자 못지 않은 수준급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 등 각종 공모전 입상과 그룹전 출품 경력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번 전시회는 고향을 오래 떠나있는 자매들이 그림전을 통해 제주에서 가족끼리 만남도 갖고 유년시절의 추억도 더듬어보기 위해 마련한 것. 그래서 전시회 이름도 어렸을 때 고향 뜰에서 많이 봐왔던 구름비나무에서 따 ‘구름’(범순) ‘비’(경순) ‘나무’(영옥)를 소재로 삼아 범순씨는 ‘소래포구’ 등 유화(구상) 작품, 경순씨는 ‘WIND’ 등 비구상작품, 영옥씨는 ‘가을’ 등 꽃과 과일을 수채화로 그린 정물 등 30여 점의 작품으로 세자매의 서로 다른 화풍을 보여준다.

언니 경순씨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께서는 저희들이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감이나 스케치북을 항상 구비해 주셨다. 돌아가시기 직전에는 자매 중 한 명도 미술대학에 보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며 “아버지께서 많이 기뻐하실 것 같다”고 털어놨다. 12월3일까지. 전시개막 27일 오후 6시. 문의=016-9898-6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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