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모 한국폴리텍대학 제주캠퍼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비상임 논설위원

윌리엄 제임스는 "사람은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말을 했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기분과 생각이 변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사람이 크게 웃을 때 엔케팔린(Enkephalin)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것은 말기 암 환자의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쓰이는 모르핀보다 300배 강하다. 이왕에 웃어 볼려고 마음 먹었다면 10초 이상 웃고, 박수치며 크게 웃자. 이 글을 읽는 지금 조용한 곳으로 가서 허리가 끊어질 듯, 배가 아플 정도로 웃어보자. 갑자기 그게 되겠냐마는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방금 다녀온 그 장소가 마음에 들면 계속해서 이용하고, 아니라면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한다. 웃음을 가까이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확연히 차이가 나기에 그러한 환경을 찾는것도 중요하다. 그 사람의 얼굴 근육을 보면 평소에 화가 많은지 웃음이 많은지 대략 알 수 있다. 살아 온 흔적일 수도 있는 크고 작은 근육들 중에서 입 주변의 구륜근과 미간의 추미근을 관찰하다 보면 인상을 많이 쓰고 화를 많이 내는 사람인지, 아니면 많이 웃고 유쾌한 삶을 살고 있는지가 엿보인다. 미대 입시생들이 데생용 모델로 애용하는 석고상 중에서 일생동안 전쟁터를 누볐던  로마의 카라칼라와 아그리파는 미간 사이의 추미근이 깊고 선명한 반면에 폭력을 반대하고 문학과 예술을 좋아했던 이탈리아의 쥘리앙과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는 입 주변을 그릴 때 선들로 구륜근을 표현할만큼 입꼬리에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란 말이 있다. '한번 웃음에 젊어지고 한번 내는 화에 늙는다'는 뜻이다. 이를 제목으로 하는 노래의 가사에는 '일소일소 일노일로' 할 때마다 얼굴에 쓰여저 감출 수가 없다는 대목이 있는데 살아온 과정에서의 표정들이 그대로 얼굴의 근육이 된다는 의미이다. 많이 웃으면서 살자. 웃는 얼굴은 양쪽의 입꼬리가 올라가서 내려오는 복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처진 경우는 그 복이 그대로 흘러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체형에 따라 코디(Coordination)를 하고, 얼굴형에 따라 색조 화장을 해서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가의 미소와 눈썹이 살짝 올라가는 표정이 더 깊은 인상을 주는 것 같다. 요즘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있는 시대여서 눈가로 시선이 집중되고 오래 머무르기에 한번쯤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다. 

'웃음'이라는 단어를 고객을 응대하는 음식점이나 가게의 입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주는 관광도시이기에 제주의 이미지와도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가게의 분위기와 인테리어를 뒤로 하고 맞이하는 사람의 웃는 표정이 먼저일 때 이를 보는 사람의 기분은 분명 좋아진다. 여기에 목소리의 톤과 친절한 태도까지 보태지면 더더욱 완벽하다. 어느 정도의 맛이나 품질이 뒷받침되면 고객들이 가게와 관련된 내용과 사진을 SNS상에 올리고, 전파할 것이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게나 음식점은 손님맞이를 아르바이트생이 하고 있다. 저임금에 많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주인정신으로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냥한 아르바이트생이 웃음을 선사한다면 그 가게는 좋은 일들이 생길 확률이 높다. 이제부터라도 웃어보자. 필요하면 연습해서라도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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