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읍민속보존회, 이색 공연 복장 '호응'
불법광고물 등 제작...환경보호·비용 절감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제주 한림읍민속보존회의 탐라문화제 공연 의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제주시 한림체육관 게이트볼장은 제61회 탐라문화제 공연 준비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한림읍민속보존회(회장 오기엽, 이하 민속보존회) 회원들의 열기로 후끈거렸다.

민속보존회 회원들은 장구와 북, 꽹과리 소리에 발맞춰 게이트볼장 곳곳을 누비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민속보존회 회원들이 갖춰 입은 알록달록한 공연 의상이 눈에 띄었다. 공연 의상에는 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투자', '대출', '분양', '부동산', '친절 상담' 등의 문구가 적혀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실제 이들 공연 의상은 지역 내에서 수거된 불법 폐현수막으로 제작됐다. 그간 처치 곤란했던 폐현수막이 민속보존회의 손을 거치면서 형형색색의 화려한 공연 의상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오기엽 회장은 "폐현수막은 합성섬유 소재인 탓에 매립할 때 잘 썩지 않을뿐더러 소각하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을 배출해 그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며 "보통 일회성 착용에 그치는 공연 의상을 폐현수막으로 만들면 비용도 절감되고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폐현수막 재활용 의도를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올해 우리 팀의 공연 테마가 환경보호인 데 그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의상이 아닐까 싶다"며 "올해 탐라문화제에 환경보호라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많은 분께 영감을 주는 공연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되는 제61회 탐라문화제는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간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홍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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