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 항공편 전편 결항
귀성객 4만명 발 동동 굴러
바닷길 '꽁꽁'…사고도 속출
"25일부터 평년 기온 회복"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항공편이 전편 결항된 제주국제공항이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재연 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항공편이 전편 결항된 제주국제공항이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재연 기자

"기상악화로 서울로 가는 비행기가 뜨지 않아 남편은 출근도 못하고 아들은 개학식도 못 가게 생겼네요"

폭설과 강풍으로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이 모두 결항되면서 귀성객 수만명의 발이 묶여 혼란이 이어졌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제주공항에는 항공편 결항을 문의하려는 귀성객들의 대기줄이 마치 뱀이 똬리를 튼 것처럼 길게 늘어졌다.

귀성객들은 다급히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며 혹시 모를 대기표를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었다.

제주공항 대합실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은 김모씨(49)는 "제주공항에 오전 4시30분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지만 서울로 돌아갈 표가 없다"며 "남편은 내일 당장 출근을 못할 것 같고, 아들은 26일 개학식인데 못 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로 돌아갈 예정인 이모씨(57)는 "가족들이 모두 출근해야 하는데 곤란한 상황"이라며 "내일부터 선착순으로 좌석을 준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기 476편이 전편 결항되면서 승객 4만여명은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비상대책반을 가동, 제주공항 체객 지원 매뉴얼 단계를 '경계'로 격상해 승객 보호조치에 나선 상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항공편이 전편 결항된 제주국제공항에 한 귀성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대기표를 기다리고 있다. 김재연 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항공편이 전편 결항된 제주국제공항에 한 귀성객들이 돗자리를 펴고 대기표를 기다리고 있다. 김재연 기자

제주를 오가는 바닷길도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제주 여객선 8항로 10척 전 항로와 마라도·가파도 2항로 5척 전 여객선이 풍랑경보로 운항이 통제됐다.

폭설과 강한 바람으로 인한 각종 사고도 속출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눈길 교통사고, 고립 등 30건의 구조·구급활동을 실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제주도 산지에는 대설경보와 한파경보, 북부·남부·서부·동부·중산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24일부터 25일 오후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지 10~20㎝, 많게는 30㎝ 이상, 나머지 지역 3~10㎝다.

주요지점 낮최고기온(체감온도)은 제주 -0.8도(-8.3도), 서귀포 -1.2도(-4.1도), 성산 -2.0도(-7.5도), 고산 -1.2도(-11.1도), 성판악 -8.9도(-17.6도)다.

기상청은 25일 아침까지 기온이 24일(아침최저기온 -5~-3도, 낮최고기온 -2~-1도)과 비슷하겠고, 낮부터 소폭 오르면서 26일 낮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풍특보가 발효 중인 제주는 25일 오전까지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70㎞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겠으니 시설물 점검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항공교통 운항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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