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송」에는 장애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허물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다.<김영학 기자>
「영송」은 다른 학교 교지와는 느낌이 다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취재·편집하는 게 다른 학교의 교지라면, 이 곳 제주영송학교의 교지는 학생들의 생각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게 하기 위한 선생님들의 남다른 노력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번 초등부 최우수상을 차지한 「영송」제9호가 특별한 이유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허물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오롯이 담겨있다는데 있다.

2001학년도부터 2002학년도까지 2년 동안 제주도 교육청지정 특수교육 시범학교로 지정, ‘통합교육·체험활동 프로그램 적용을 통한 사회 적응 능력 향상’ 시범 운영 주제로 제주관광대학 유치원과 광령초등학교와 함께 진행한 예·체능 교과 중심의 통합 교육 보고서가 그 것.

‘보고서’라고 해서 딱딱한 사무적 말투를 늘어놓고 좋은 부분만 펼쳐 놓은 것은 아니다.

‘통합교육 1년을 돌아보며’ 특집에는 장애아로 겪어야 했던 지역사회적 ‘장애’를 넘어서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도움과 그에 대한 또래들의 역할이 정리돼 있다.

2년여의 통합교육 동안 아이들이 서로의 모자란 부분과 넘치는 부분에 대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많은 교육적 효과를 얻게 됐다는 부분은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영송」9호의 두 번째 특집은 ‘학부모들의 고민’이 주제다. 그나마 학교에 다니는 동안 덜어졌던 학부모들의 고민은 졸업이 다가올수록 아이들을 품어 안을 기관과 시설 부족으로 인해 커진다. ‘졸업 후 우리 아이들이 갈 곳은?’ 특집에서는 이런 학부모들의 고민을 글로 풀어내 함께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학부모들의 마음의 짐을 나누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들의 자리’코너는 영송학교 재학생 모두의 작품이 실려 그 의미를 더한다.

전교생의 작품을 모두 담아내기 위해 편집부 학생들이 각반을 돌며 작품을 수집한 것은 물론 선명도가 떨어지는 옅은 글씨에는 진한 덧칠을 하고 217개 작품을 하나하나 규격에 맞게 스캔, 파일로 저장하는 작업까지 해냈다.

일반학교에 다닐 때는 자신감이 없었던 아이들이 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고, 자기의 작품이 실려진 교지를 보면서 존재감을 찾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편집부 이승철, 채창호, 부혁준, 이상민, 김재석 학생과 교장·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김효숙, 고경주, 김현정, 전병묵, 김용규 선생님이 서로간의 연결고리를 놓지 않으며 작업을 진행한 것도 이 때문.

양복만 교사는 “교지에 많은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지면이 부족하지만, 서로의 마음들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며 “학생들이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담아 세상 밖으로 띄워보내는 다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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