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얼소리」에는 생생한 기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자단의 끼와 영혼이 살아 있다.<김영학 기자>
표지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 흙탕 속에서 뒹굴다 포즈를 취한 악동들의 모습. ‘곤밥만 먹으멍 보배시 크다가’난생 처음 받아보는 극기 훈련에 몰골은 엉망이라도 육체적 고통을 이겨낸 성취감이 배어있다. 여유로운 미소와 건강한 기운을 한껏 뿜어내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은 책속의 ‘뭔가’를 그대로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

중학부 최우수작에 선정된 제주제일중 교지 「한얼소리」. 깔끔하고 보기 좋은 편집에서 ‘어제·오늘·내일’이 가장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알찬 내용의 기사까지 성인 못지 않은 프로의 모습이 엿보인다.

발에 땀이 날 정도로 뛰어다니는 새내기 수습기자, 기사가 있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돌격대 취재기자, 기사를 다듬고 돋보이게 만드는 편집위원, 총괄 작전을 지휘하는 편집부장 등 총 31명으로 구성된 한얼 기자단의 ‘끼’와 ‘영혼’이 살아있다.

이들은 프로를 추구한다. 도내 신문사를 찾아 신문사의 조직, 기사작성 하는 방법, 좋은 기사를 보고 배우며 취재하는 방법 등도 배운다. 신문이 만들어지는 윤전소 방문도 빼놓지 않는다.

이번 「한얼소리」에는 청소년 문화읽기와 2002 한일월드컵을 다룬 특집기사를 생동감 있게 펼쳐놓았다.

청소년 문화 읽기는 메이커 제품을 선호하는 청소년들의 과소비 실태를 분석해 청소년들의 바람직한 소비문화를 제시했고, 현재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튬플레이(Costume play)를 취재, 청소년 마니아 문화가 대중문화의 생산주체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붉은 악마가 돼 열정의 대열에 함께 한 순간들을 기사화해 마음을 합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또한 「한얼소리」에서는 51년 전통만큼 학생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새롭게 만나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희망을 품고 2002년의 첫발을 내딛는지 파헤친 ‘희망 들여다보기’와 독서지도자료 ‘세상을 보는 눈’을 발간, 독서지도 사례와 다양한 독후활동 등을 소개했다.

선후배 사이의 맥을 잇고 자랑스런 제일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주일중 동문들의 학창시절을 취재하는 등 다양한 학교의 역사도 실렸다.

「한얼소리」는 교사와 학생들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수용해 서로간의 친밀감과 공동체 의식을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늘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는 교사들, 그런 교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 학생들로 인해 「한얼소리」는 늘 생기가 넘친다.

김재령 지도교사는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더 잘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며“앞으로 학생들이 공부에 지장을 받지 않는 범위 안에서 알찬 소식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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