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 열린정보센터에서 실시하는 시민정보화 교육. 올해는 IT통합센터가 개관되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등 IT산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김대생 기자>
올해는 제주 IT(정보기술)산업이 새롭게 부상하는 ‘르네상스’의 해로 기록될 것인가. 도내 IT시장은 대기업들에 의해 잠식됐고 2001년 쉴새없이 터진 각종 ‘게이트’와 IT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제주벤처업계도 ‘찬바람’을 맞았다. IT산업에 대한 도내 자치단체의 예산지원도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제주 IT의 구조적인 문제=지난 3년간 도내 자치단체가 발주한 IT관련 주요사업 물량은 총 236억여원. 이중 삼성SDS, SK C&C 등 대기업의 수주실적은 221억여원으로 95%를 차지할 정도다.

도내 IT업체는 14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e비즈니스네트워크’구축사업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을 뿐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관련 정보시스템사업도 대기업의 몫으로 돌아가 도내 업체는 말그대로 ‘하청업체’로 전락했다.

지난 2000년과 2001년 제주시에 소프트웨어지원센터와 정보통신교육원 제주분원이 들어섰지만 자치단체의 예산지원액이 고작 3000만원에 그쳐 빛을 보지 못했다.

도내 통신서비스 시장과 산업구조도 심하게 왜곡돼 있다. 표면적으로는 경쟁체제이지만 내면은 KT와 SK텔레콤의 시장지배 구조로 공정경쟁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IT업계의 변화와 향후 과제=오는 3월께 제주시에 제주IT통합센터가 개관해 IT관련 업체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난해 상당부분 거품을 덜어낸 벤처업계는 올들어 투자확대를 추진중인 벤처캐피털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제주지방중소기업청도 올해를 ‘벤처기업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투자 및 창업분위기를 확산하겠다고 선언했다.

내홍을 겪었던 도내 IT업체들도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을 하고 있고 대학들도 IT를 적극 활용하는 디지털 캠퍼스로 서서히 탈바꿈하고 있다.

김성권 제주시 지식산업육성센터장은 “도내 IT산업은 현재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면에서도 판매 등 하드웨어 위주에서 소프트웨어와 멀티미디어쪽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며 “디지털 문화콘텐츠인 CT개발 등 잠재적 여건이 좋아 IT산업의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주IT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자치단체가 지역업체의 능력검증 없이 대기업에 수주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 또한 도내 업체들도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시장 개척 등 내수시장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박상열 자바정보기술 대표는 “제주는 현재 기술력이나 기초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며 “다른 지방이나 해외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차별화 되고 독특한 아이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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