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농사가 지난해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해걸이 현상으로 풍년을 예견한 제주도가 나무 베어내기에 이어 착화시 적화,착과시 적과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출하감시와 조절에까지 깊이 간여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결과는 가격폭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드디어 농민들이 시위에 나섰다.농민은 농정을 탓하고,당국은 당국대로 난감한 처지에 이른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된다는 것은 쌍방 모두가 아는 일이다.

어찌된 일인지 소비지 가격은 요지부동이다.매기가 없다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홍수출하를 면하려고 오래 보관한 농가는 썩혀 버릴 위기에 놓여 있다.심지어는 운반비도 안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감귤산업은 제주도의 기간산업이다.감귤수입은 순수한 도내 수익으로 남는다.구조상으로 볼때도 대부분 역외로 빠져나가는 관광수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감귤은 제주도가 주산지다.주산지는 가격과 출하를 조절할수 있다.그러나 주산지가 이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고급농사정보와 시장정보가 필요하다.또 생산단체의 자율적인 수급조절은 절대적이다.이같은 구조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팔짱만 낄수는 없다. 그러니 도당국의 간섭은 이해할 만한 것이기도 하다.그만큼 간섭을 했으니 대책까지 세우라는 농민들의 반발도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결책은 없는 문답일 뿐이다.과일중 최고의 영양가에 비해 가장 값싼 감귤이 시장에서 외면 당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우선 찾아야한다.고급화가 필요하면 품종개량을 해야 할 것이고,수지를 맞추기 위한 생산비 절감방안과 유통체계도 연구해야할 과제이다.

자율과 통제의 관계는 그 획이 애매하다.특히 관에 의한 간섭의 경우,어디까지가 적절한 수준이냐는 더욱 복잡하다.결과에 따른 책임문제도 따라다니기 마련이다.카(E·H Carr)는 마냥 자유롭게 놔두면 누가 통제해주기를 바라고 통제를 강화하면 자유를 얻기 위한 열망이 강하다고 관계를 설명했다

.감귤정책으로 치면 적정수준에서 상호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가격파동을 계기로 자구노력도,간섭방법도 어설픈 데서 오는 게 아닌가 반성해볼 때이다.<고순형·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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