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지」를 통해 "1318"세대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여고생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김대생 기자>  
 
청소년을 대표하는 문화코드 ‘1318’. ‘1318’세대란 이른바 우리나라 정규교육 과정상 중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는 층을 통틀어 표현하는 단어다.

1318의 대표주자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사회에서 명실상부하게 소비와 문화를 주도하는 여고생들이라 할 수 있다.

때로는 여중생 추모 집회에 출근도장을 찍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가끔은 가출과 흡연 등 사회 음지에서 방황하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여고생들의 ‘하루’가 궁금해진다.

△수다(?)스럽지만 소박하게=이번 교지 콘테스트에서 고등부 우수상을 받은 서귀포여고(교장 정명수)의 교지 「양지」(제11호)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내는 열쇠 역할을 한다.

‘여학교’ 특유의 정서, 소박한 소재, ‘읽고 싶다’에서 보고 싶고 또 간직하고 싶다는 느낌까지 나열돼 있다. 여고생다운 욕심과 참신함이 교지 여기저기서 배어나온다.

‘여성의 불평등 문제’를 테마로 한 특집기사가 대표적.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부터 또래 남학생들이 바라는 ‘요즘 여고생상(象)’들을 훑어본다. 먼저 사회에 발을 내딛은 선배들의 조언까지 정리,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어른 되기’에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조사 문항이 단순하고 일반적인 분석이란 아쉬움도 잠깐. 친구 집 주소나 전화번호 보다 인터넷 메신저나 휴대전화가 익숙한 아이들이 발로 뛰며 또래들의 생각을 모아 정리했다는 점이 더 대견해 보인다.

‘대학입시에 큰 부담을 느끼면서도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고, 돈에 대해 현실적인데다 기성세대에 대한 모방심리가 두드러진’으로 정리되는 요즘 여고생들에 대한 고정관념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테두리에 대한 애정을 향토색 짙은 글로 풀어낸 ‘서귀포를 아시나요’ 앞에 무릎을 꿇게 된다.

△‘우리’를 담은 교지=‘가랑잎만 굴러가도 웃음을 터트릴’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한 여고 시절의 추억을 담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나름대로 ‘끼’를 인정받은 편집부원들은 이미 발표된 타 학교의 교지와 기타 잡지류를 완파하고 이미 발표된 교지를 분석, 각자의 생각을 중심으로 한 토론을 거쳐 이번 교지의 방향을 잡았다.

떡볶이를 먹으며 한껏 수다도 떨고 싶고, 좋아하는 스타가 나오는 TV도 보고 싶지만, 이런 유혹들을 뿌리치며 자료수집에서 교정작업까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홍모나 교사는 “즐겁게 읽히고 간직하고 싶은 교지가 되기 위해 편집부원들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했다”며 “아쉽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아름답고 소박한 삶의 한 부분을 담을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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