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중 교지 「연동벌」
「연동벌」에는 나지막이 되뇌어 보면 가슴까지 훈훈함이 차 오르는 ‘친구’란 단어가 많이 나온다. 학교를 단순히 배움의 공간만이 아닌 ‘신명나는’ 곳으로 접근하려는 시도에서도 ‘친구’는 좋은 화두가 된다.

주1회 모임을 통해 모아진 교지 편집위원들의 생각은 또래 특유의 적극성과 어우러져 교지 안에 1년여의 추억을 담아냈다.

학교가 좋은 101가지 이유를 담은 특집 ‘신명나는 학교 문화를 위하여’, 하천 탐사 결과와 체험환경보고서 ‘탐라의 물결을 찾아서’ 등은 눈에 뛰는 아이템.

설문을 통해 학교와 친구, 미래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엿보는가 싶더니 제주어 말하기 대본 등 ‘제주색’도 담뿍 담아냈다. 흡연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인터넷 공간을 통한 대화도 시도하는 등 성실함과 도전의식도 돋보인다.

강선희 지도교사는 “교지에 많은 이야기들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지면이 부족하지만, 서로의 마음들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며 “학생들이 살아가는 작은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담아 세상 밖으로 띄워보내는 다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표선중 교지 「초록」
출발은 조금은 ‘힘들겠다’는 걱정으로 시작했지만 「초록」에는 작은 그릇 안에 담겨 있는 만큼의 마음만으로도 충분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귀 기울여봐’를 통해 부모와 자녀·교사와 학생·선배와 후배·또래들끼리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은 생각만으로도 훈훈하다.

또래의 시선에서 접근한 ‘또래문화 파헤치기’코너는 “맞다 맞어”하는 친구들의 공감대와 함께 기성세대들에게는 “아, 그랬구나”하는 이해를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또 ‘표선인의 작은 생각 전쟁’을 통해 시도한 지상토론은 「초록」의 색깔을 짙게 만든다. ‘얘들아 축구하러 가자(자율축구반)’ ‘수학은 지루하지 않아(교육활동 현장)’‘거기에 뭐가 숨었나’ 등 짜투리 코너들까지 「초록」에 담고자 했던 편집위원들의 의지와 욕심을 담고 있다.

고매향 지도교사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이상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지를 만들자는 것이 처음 목적이었다”며 “학생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화를 표출하고 설명하는 기회를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중 학급신문 「떨어져도 튀는 2339」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학급신문의 색깔도 특이하다. 2000년 창간호가 나온 이후 3년 동안 세 번 ‘주인’이 바뀐 것. 그 세 번 동안 아이템도, 문체도 달라졌지만 ‘학급’을 중심으로 한 또래의 공동체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은 「떨어져도…」가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다.

‘떨어져도 튀는 2339’는 공이 떨어져도 바닥에 딛고 다시 튀어 오르는 것처럼 어떠한 실패나 고난이 닥쳐도 희망과 용기를 갖고 다시 일어서는 2학년 3반을 뜻한다. 39란 숫자 역시 담임교사를 포함한 숫자다.

매달 발간, 학생과 학부모에게 배부하는 만큼 ‘부담’이 크지만 A3크기의 흑백 공간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를 연결하는 ‘대화의 공간’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한 부분들을 글로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졌다.

정용문 지도교사는 “학급 학생 모두가 편안하게 읽고 볼 수 있도록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며 “학급신문 발간이 친구간 정을 나누고 신나는 학교 만들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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