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간첩」 김현정 감독

영화는 암울했던 1980년대 ‘광주’을 시작으로 삼청교육대, 시국사범, 데모 등 대한민국의 역사는 쓰여졌다.

한석규, 고소영이 동시에 캐스팅돼 화제가 된 「이중간첩」의 배경은 1980년대 초반이다. 우리가 이미 지나왔던 시대를 배경으로 허구와 진실의 애매모호한 투영을 통해 그 시절의 향수를 되새긴다.

1980년 동베를린 주재 북한대사관에 근무하던 인민군 소좌 림병호(한석규)가 자유 대한에 품으로 귀순한다. 그는 남조선 혁명 과업 수행을 위해 남파된 대남 공작원.

위장귀순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며 국가안전기획부 등에서 생활한지 3년, 병호는 고정간첩인 라디오 프로그램 DJ 윤수미(고소영)의 방송을 통해 북의 첫 지령을 받는다.

삼청교육대에서 훈련된 북파 공작원들의 북파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병호는 연인으로 위장한 수미에게 정보를 주며 본격적인 대남 활동을 편다. 하지만 그 효용가치가 떨어진 병호는 대한민국과 북측 모두에 버림받는 처지가 되는데….

통금이 해제된 성탄전야의 기쁨을 전하는 클래식 신청곡 사연은 관객에게 향수를 주지만 모 커피광고에서 한석규에게 100송이의 장미꽃을 받던 고소영의 여성스런 매력은 찾기 힘들다. 하쉽게도 이 영화에선 키스씬을 비롯한 멜로가 배제돼 있다.

영화 종반부 임신한 수미와 열심히 가정을 꾸려가는 병호의 모습은 낭만적이면서도 작위적인 부분이 없지 않다.

「공공의 적」에서 각본을 썼던 김현정 감독의 첫 작품. 15세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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