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립예술단(총지휘 이동호·합창지휘 성상철) 신춘음악회 ‘제주의 소리’가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제주 민요를 새로운 감각과 여흥으로 편곡, 들려줄 이번 신춘음악회는 제주시립교향악단과 제주시립합창단, 그리고 테너 현행복, 소프라노 현선경, 명창 고성옥씨가 특별출연한다.

현재 동굴소리연구회 대표를 맡고 있는 현행복씨는 만장굴, 우도 동굴, 용연 음악회 및 제주의 소리를 테마로 하는 CD 등을 발매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음악가. 현선경씨 또한 오페라 백록담 주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있다. 명창 고성옥씨는 지난 93년 전국민요경창대회 대상을 수상하며 명창 칭호를 받고 있는데 현재 고성옥 제주민요단을 이끌며 제주민요 발굴과 녹음으로 제주소리의 맥을 잇고 있다.

이날 음악회는 크게 봄·여름·가을·겨울 4개의 무대로 마련, 계절에 따른 독특한 색을 선사한다. 제주시향의 ‘길군악’으로 막을 여는 이날 첫 무대는 성산 마을에 찾아온 봄의 정경과 그 여흥을 노래하는 봄의 소리.

성읍마을을 중심으로 불려지던 창민요 ‘용천검’, 꽃봉오리의 제주말 봉오지에서 연유한 봉지로 남녀의 사랑을 대담하게 묘사한 ‘봉지가’, 봄철에 부는 바람을 빌려 사랑을 묘사한 ‘동풍가’, ‘산천초목’(합창)을 노래한다. 소프라노 현선경, 테너 현행복, 제주시립합창단이 함께 한다.

테너 현행복, 시립합창단이 무대에 오르는 ‘여름’ 2부 무대에서는 한 여름 더위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들녘과 바다 곳곳에서 신명을 잃지 않았던 제주인의 강인한 정신을 노래한다.

험한 밭을 일궈내며 노래했던 ‘흙벙에 부수는 소리’, 멸치잡이 과정이 녹아있는 ‘멜 후리는 소리’, 물질하는 해녀들의 강인한 정신이 짙게 배어 있는 ‘해녀 노젓는 소리’ 등이 선사된다.

명창 고성옥씨와 합창단이 함께 하는 가을의 소리는 풍요로움이 배어 나는 한라산 자락, 그리고 그 서정과 풍경을 제주의 소리로 표현한다. 곡목은 한라산의 배경과 제주의 명승지를 두루 얹혀 낸 ‘오돌또기’, 제주의 풍광을 노래하는 ‘이야홍타령’, 연인과의 사랑을 속삭이는 ‘너녕나녕’과 자장가 ‘웡이자랑’이 음률을 탄다.

4부 겨울의 소리에서는 아쉬운 이별의 노래 ‘자진사랑가’, ‘계화타령’, 열악한 제주여성들의 삶을 한탄하는 ‘자탄가’ 등을 소프라노 현선경, 테너 현행복, 합창단이 함께 부른다.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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