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의 1세대 가구와 부부간 경제적 관계,지역개발,전설 속에 나타난 일본과의 관계등에 대한 객관적 접근이 시도됐다.

 지난달 24일 류큐대 법문학부 아시아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한국 제주도의 문화와 사회현지 연구 보고회’에서 류큐지역 학술조사단 단장인 츠하 다카시 류큐대 교수와 6명의 조사원은 지난해 10월 제주 우도에서 조사한 △지역개발 △음식문화(식기와 조리구) △구비전승 △역사 △사회조직에 대해 발표했다.

 이들 조사단은 조일리 영일도 세대구성을 중심으로 살펴본 사회조직 조사를 통해 “우도지역은 젊은 세대의 이촌과 노인만으로도 경제적 독립을 유지하고자 하려는 경향이 강한 ‘중간산 마을의 특성’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재산을 자식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고 차남이 어머니의 제사를 맡는 등 제주 어촌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반면 농업은 부부가 공동으로,잠수는 여성의 일로 구분되어 있는데다 농업과 관련한 수입은 남편몫,해녀일과 관련한 것은 아내몫으로 부부 별도의 재산을 형성하는 것은 중산간마을과는 다른 특징”이라며 “이런 여성의 경제력은 이 지역의 1세대 가구 형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개발과 주민의식에 대한 접근도 시도했다.조사단은 우도를 △자연경관과 취락경관에서 뛰어난 자원 보유 △농업과 수산업,관광관련업의 복합산업형태의 경제 △높은 토지이용도·감자 등 특화상품작물 재배 △연간 30만명이상의 관광객 내도 △높은 진학률 등의 장점과 △성수기 민박시설 제한 △낮은 관광수익과 지역민에의 적은 파급효과 △도로정비 불충분 △산업종사원의 고령화 등의 단점으로 나눠 분석했다.

 “우도지역주민들은 섬을 떠나 도시지역에서 성공하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있으며 높은 교육열에 반해 생업 등의 이유로 가정교육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일부 젊은 층을 제외하고는 관광객 등에 대한 배타적 성향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고 정리한 조사단은 우도 지역 개발 방향으로 ‘지역주민 의식 제고 등 내발(內發)적 개발의 진행’ ‘군립해상공원화’ ‘관광입도세의 창설’ ‘해저송수의 실현’등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조사단은 지명과 관련한 민간 어원설과 ‘왜묘(倭墓)’,뱀 등 동물·잠수·사혼(死婚)·식수 부족 등 물로 인한 어려움과 관련한 전설 등을 조사하고 ‘이야기 중에 등장하는 우도와 일본과의 교류사와 그것이 전설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 50~60년 전 생긴 일이 전설화 되어지고 있는 이유’등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보고회에는 제주지역학술조사단장인 전경수 서울대 교수,김양주 배재대 교수,좌혜경 제주대 강사가 토론자로 참가했다.류큐지역 학술조사단은 일본 문부성 학술교류기금지원을 받으며 1998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제주에서 학술조사를 하고 있다.<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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