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휘 금성리장

 강휘 금성리장(61)은 “큰 비가 올 때면 정짓내가 넘쳐 인근 주택과 밭을 거의 휩쓸어 피해가 크다”면서 “작년 8월 태풍‘올가’때도 마을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강 이장은 또 “정짓내 물줄기는 산내와 목장내·오름내 등 크게 세가닥으로 나뉜다”며 “이 세갈래 물줄기는 마을 위쪽에 자리잡은 ‘촐동산’과 ‘뾰족이’동산 지경에서 합쳐져 큰 비가 올때면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게 된다”고 말했다.

 두개의 큰 바위로 이뤄진 ‘뾰족이’동산에 얽힌 전설은 정짓내 수량이 대단했음을 보여준다.

 강 이장은 “옛날에 신랑·신부가 처갓집이 있는 한림쪽으로 가다 내가 불어 건너지 못하자 이곳에서 기다리다 결국 바위가 되고 만 것”이라며 “내가 한 번 터지게 되면 지금도 족히 2∼3일은 흐른다”고 말했다.

 강 이장은 또 “정짓내는 물색깔만 봐도 어느 곳에서 흘러든 것인지 알수 있다”면서 “물이 깨끗하면 한라산쪽에서 흘러드는 산내가 터진 것이며 물이 좀 검은 것은 목장내가,벌겋게 진흙물이 흐를 경우에는 오름내가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이장은 이 가운데 산내의 경우 “웬만하면 잘 터지지 않는다.그러나 한 번 터지면 세갈래 물줄기 가운데 가장 세다”고 말했다.


◈ 진명립 곽지리장

 “예전에는 ‘송새미못’‘천댁이못’‘답다니못’등 자그마한 연못들이 꽤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매립돼 ‘버들못’만 유일하게 남아있다”  진명립 곽지리장(43)은 마을 연못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해안가에 과물·남당물 등 용천수가 많이 나 농업용수나 음용수를 언제든지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연못 물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진 이장은 “어린시절 답단이못의 경우에는 등퉁거리(들돌거리)와 함께 어른들이 모여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던 곳이었다.당시 이곳에선 소에게 물을 먹이고 동네 개구쟁이들은 물놀이도 했다”고 말했다.

진 이장은 그러나 “지금은 농로확장에 따라 매립돼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진 이장은 또 “유일하게 남아있는 ‘버들못’의 경우에도 현재 거의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못에 뻘이 계속 쌓이고 있는데다 농로확장 등으로 조만간 매립되고 말 것 같다”고 우려했다.<좌승훈 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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