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불교본사 관음사(회주 중원·주지 용주 스님) 제정 ‘제1회 제주4·3 문학상’수상자로 고은주씨(27·서울시 강서구 화곡7동)의 ‘산불’과 김영수씨(65·북제주군 조천읍 북촌리)의 ‘부처물 풍경화’가 중편소설부문과 수기부문에서 당선작 없는 가작에 뽑혀 각각 상금 200만원과 100만원을 받는다.

4·3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관음사가 이 땅에 살고 있는 후손들에게 4·3의 실상을 정직하게 기록하고, 그 의미를 누대로 전하기 위해 마련한 ‘4·3 문학상’에는 중편소설부문 27편, 수기부문 11편 등 모두 38편이 응모했다.

소설부문 가작에 뽑힌 ‘산불’은 20대 중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4·3당시 좌익활동을 했던 할아버지로 인해 예기치 못한 수렁에 빠지게 된 그녀의 가족과 그 수렁에서 탈출하려는 그녀의 몸부림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안정된 문장과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가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기부문 가작 ‘부처물 풍경화’는 4·3 당시 부처물이라는 동네에서 일어난 사건을 담담한 필치로 그리고 있는데 4·3의 진상을 밝히는 차원을 뛰어넘어 그 당시 제주의 실상과 풍속을 어느 정도 재현해 보여주는 글이다.

특히 당시 농촌 마을의 생활상과 풍속, 사라져 가는 마을의 고유지명 등을 그대로 살려놓아 소중한 수확이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

글의 미덕에도 불구하고 문장의 어투가 예스럽고 전체 원고가 수기로서의 기본적인 요건에 미치지 못해 당선작으로 내지 못한 것이 심사위원들의 아쉬움이었다. 심사는 소설가 현길언·이청준씨가 맡았다.

한편 시상식은 다음달 11일 오후 5시 하니크라운호텔 2층 연회실에서 열리며, 4·3문학상 공모는 매년 시행된다. 문의=758-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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