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지회장 김상철)가 창립하며 핵심사업으로 내건 ‘4·3문화예술제’가 10주년을 맞아 새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4·3 55주기를 맞아 치르는 4·3문화예술제는 그동안 제주민의 뼈아픈 역사를 문학·미술·연극·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매체를 활용해 ‘4·3 진실 드러내기’작업은 물론 ‘4·3의 이미지’생산 등으로 4·3을 예술로 승화, 4·3에 대한 도민들의 이해를 도와왔다.

문화예술단체가 이처럼 하나의 비극적 사건을 주제로 10년 동안 거르지 않고 예술화한 것은 국내외 예술사를 통틀어도 드문 일. 주최측은 이번 10주년 4·3문화예술제를 ‘도민 속의 4·3예술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으로 예술제를 치르기로 했다. 지난 10년의 성과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적인 역사문화예술축제의 새로운 단계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번 4·3문화예술제는 오는 4월2일 전야제로 시작해 7일까지 거리굿, 본풀이마당, 북촌리대학살 해원상생굿, 4·3미술 10년 걸작선, 4·3대표 마당극 사월굿 「꽃놀림」, 작가와 함께 떠나는 4·3문학기행 등의 내용으로 꾸려진다.

◈4·3거리굿(4월3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오후 7시 관덕정)
놀이패 한라산, 민요패 소리왓, 풍물굿패 신나락, 제주작가회의, 영상위원회 등 민예총 소속 단체와 4·3사건희생자유족회, 4·3연구소, 백조일손유족회, 도의회4·3특별위원회 등 4·3단체, 문예패 청년노래모임 청춘, 제총협 문예동아리, 그리고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4·3을 도민 모두의 행사로 가져나간다.

제주도 전통굿의 양식을 도입해 4·3영령을 위무하고, 도민모두가 하나되는 대동놀이로 구성한다. 굿이 지닌 열린 구조를 통해 연행자들의 공연물로 표현되는 4·3의 반추와 관람자와 참가자들이 군중적인 집단놀이를 통해 제주민생현안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표명, 거리굿을 4·3정신계승과 민생현안 해결의 염원을 발현하는 해방구로 삼는다.

◈탐라미술인협회 ‘4·3미술 10년 걸작선’(4월2∼7일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
94년부터 2002년까지 9년동안 작업했던 ‘4·3미술’가운데 회원들의 작품 중 대표작 2점씩 골라 선보이는 자리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4·3미술의 성과와 오류를 되돌아보고 4·3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를 갖는다.

탐미협은 또 지난 10년동안 발표했던 4·3미술을 모아 컬러도록을 발간하는 한편 전시작품을 중심으로 4·3심포지엄도 계획하고 있다.

◈4·3증언 본풀이마당(4월2·3일 오후 2시 제주시열린정보문화센터 6층 회의실)
4·3을 겪은 체험자들을 초청해 증언을 듣는 시간이다. 1일 3∼4명의 증언자를 초청해 이틀동안 7∼8명의 증언자로부터 4·3의 참상을 들음으로써 4·3을 겪지 않은 세대들에게 4·3의 진실을 알리고, 이를 역사기록으로 남긴다.

◈놀이패 한라산 사월굿 「꽃놀림」(5일 오전 11시 북촌리사무소)
4·3 광풍 속에서 북촌리에서 자행됐던 광란의 학살극을 소재로 한 작품. 북촌리 대학살은 4·3 와중인 1948년 음력 섣달 열아흐레와 스무날, 이틀동안 1200여 명의 주민 가운데 500여명이 영문도 모른 채 한꺼번에 몰살당한 사건으로,‘제주4·3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목놓아 울지도 못하던 북촌리 사람들은 사태가 평정된 후 학교운동장에서 원혼굿을 하다 참여자 모두 대성통곡했다는 이유(아이고 사건)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다.

◈찾아가는 위령제 북촌리 대학살 해원상생굿(5일 오전 10∼오후 5시 북촌리 마을안 당팟)
인간문화재 김윤수 심방의 집전으로 억울한 4·3영령과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위무하는 위령굿을 벌인다. 또 강덕환·김수열씨 등의 시(詩) 보시와 풍물굿패 신나락의 소리보시 ‘땅풀이’, 인간문화재 이애주씨의 춤 보시, 소지사룸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북촌리 너븐숭이에는 높이 3m의 해원방사탑이 조성되고 행사장에는 열두문 저승질·만장·열두 돌까마귀 솟대· 대형실사걸개그림 등이 내걸려 행사장 분위기를 돋운다.

◈작가와 함께 떠나는 4·3문학기행(6일 오전 9시 신산공원 4·3해원방사탑 앞 집결)
제주작가회의 회원들과 함께 떠나는 4·3문학기행은 4·3문학현장을 찾아 4·3과 문학은 어떻게 만나왔고, 또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를 모색하는 자리다. 해원상생의 방사탑제를 지낸 후 △「순이삼촌」과 함께 하는 북촌 너븐숭이(고명철의 ‘현기영과 4·3문학’, 오승국의 ‘역사이야기’) △목시물굴에서 펼치는 4·3문학마당(시낭송·노래공연 등) △둔지오름에서 나누는 4·3과 문학(김동윤의 ‘4·3과 제주문학’, 작가들과 함께하는 4·3이야기) 등의 내용으로 치러진다. 문의=제주민예총 75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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