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대 이라크 공격을 개시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대통령에게 준 최후통첩 시한이 2시간13분 지난 이날 낮 12시15분(미국시간 19일 오후 10시15분) 전국에 생중계 된 대국민 연설에서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전쟁 개시 명령을 내렸다고 밝히고 이라크 무장해제와 사담 후세인 축출을 위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을 선언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이날 새벽 동틀 무렵 세 차례에 걸쳐 공습이 단행됐으나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공격 초기 단계’ 착수
부시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군이 35개국 이상의 결정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군사적 표적”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말하고 이는 “이라크를 무장해제하고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작전의 초기 단계라고 표현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이 여자와 어린이, 남자들을 이라크군 보호를 위한 인간방패로 이용할 것이라면서 “사담 후세인은 이라크군과 장비를 민간인 지역에 배치, 죄 없는 남자, 여자, 그리고 어린이들을 군대의 방패로 이용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자신의 국민들에 대한 마지막 적대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이라크에서 위협을 제거하는 것 이외에 야심이 없다”며 “미군은 그들의 임무가 끝나는 대로 귀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은 이날 미 정보당국이 이라크 지도부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 바그다드 인근 “기회의 목표물”(target of opportunity)에 대해 크루즈 미사일과 정밀유도폭탄으로 선별적인 군사공격을 시작했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한편 미국은 개전 발표와 함께 즉각 전시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미 국무부는 이라크전 시작에 따른 보복테러의 가능성이 대비해 세계 각 국의 미국 국민에게 테러경계령을 내렸다.

▲후세인 ‘대미항전’ 촉구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공격이 시작된 20일 오전(현지시간)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미 항전’을 촉구하고 승리를 다짐했다.

군복에 검은 베레모를 쓴 후세인 대통령은 “미국이 새로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라크 국민은 적과 싸워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이날 오전 11시35분(현지시간 오전 5시35분) 공습 사이렌이 울린 뒤 섬광을 동반한 대공포의 발사음과 폭발음이 들렸다고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이날 공격에는 B1, B-2, B-52 폭격기와 F-117전투기가 동원됐고 크루즈 미사일은 지상기지 뿐만 아니라 홍해와 걸프지역의 미 군함에서도 발사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의 이날 공격은 대규모 공습이나 지상전 돌입 등 전면전에 앞서 이라크 지도부와 대공포 시스템을 와해시키기 위한 제한적 공격으로 풀이된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의 초기 공습들은 보다 강력한 작전을 펴기 앞서 전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본격적인 공습의 시작을 뜻하는 ‘A-데이’는 아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도 이날 초기 공습이 이라크 정권의 ‘목 자르기’라는 일부 언론의 표현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미국이 군대를 보냈다”고 개전사실을 확인하고 “우리는 침략자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철저히 항전하겠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대공포 발사음과 폭발음은 30분 가까이 계속된 뒤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6시께 바그다드 일원에 2차 공습이 이뤄졌고 30분 정도가 지난 뒤 3차 공습이 단행됐다고 전했다.

3차 공습은 1, 2차 때와 마찬가지로 수도 남동부를 겨냥해 이뤄졌으며, 동 트는 새벽 하늘에 거대한 연기구름을 피어 올렸다.

날이 밝으면서 바그다드 시내에는 행인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간간이 거리를 질주하는 차량의 모습만이 보이고 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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