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에서 우승하기 위한 도내 자치단체간 경쟁이 지나쳐 과욕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간에 육상선수 이중재직문제를 놓고 벌이는 다툼도 이 선수의 출전자격 유무를 따지는 게 아니라 “이중재직 사실이 드러나 도덕적 문제가 있는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느냐”는 다분히 감정 섞인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20일 제주도 주재로 부시장·부군수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매듭짓기는 했으나 양측 공무원들과 체육회 관계자들은 서로를 비난하며 감정을 토해내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이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도민체전 시상방식을 놓고 종합우승제로 할 것인지,종목별 우승제로 할 것인지를 놓고 한바탕 싸움을 벌인 끝에 3개 시·군이 출전하는 종목에 한해 종합시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채택키로 했다.

 서귀포시는 이 같은 방안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됐다며 불만을 보여왔으며 이번 이중재직 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체육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또 지난해 도민체전에서는 서귀포시와 북제주군 줄다리기 시합에서 북군팀 부정선수 문제로 경기가 중단되고 결국은 몰수패 판정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하는 등 도민체전만 되면 시·군간 갈등이 어김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종합우승을 하기 위해 시장·군수가 지나칠 정도로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심지어 모 단체장은 체육회 임원들에게 “종합우승을 하지 못하면 알아서 해라”라고 할 정도로 도민체전을 친선과 화합이 아닌 자신의 공적의 일환으로 착각하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도민화합과 축제의 장이 돼야 할 도민체전에 거꾸로 자치단체가 앞장서 얼굴을 붉히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어 각 자치단체의 자중과 성숙된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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