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이러다보니 현대텔콘 문제는 도내 검·경 등 사법기관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이런 내부 소유권 분쟁에 대해 알고 있다. 도내에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가 현대텔콘 이권에 조직폭력배가 집단적으로 개입했다는 혐의를 자체 포착, 최근 형사 수십명을 제주도로 보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기동수사대가 확보한 조직폭력배 명단이 현대텔콘 문제와 대부분 무관하다는 것.
핵심 용의자 선상에 있던 27명 가운데 사건 당시 교도소 복역자들이 포함돼 있고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 당시 ‘알리바이’가 명확한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폭력배 ‘일망타진’의 꿈을 안고 제주도를 찾은 기동수사대로선 허탈한 심정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현대텔콘 사태와 관련, 허술한 기초수사를 토대로 본격 수사에 나서고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제주경찰과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력 낭비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수십명의 형사들이 제주를 찾으면서 쓴 항공료와 숙박비, 렌터카 대여비만 하더라도 기백만원을 넘어서고 이번 사건처리에 매달리며 다른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까지 합할 경우 수사력 낭비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이번 수사와 관련, 서울에서 내도해 고생하는 형사들을 질책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공조수사의 묘가 아쉬울 따름이다.<현민철·사회부>
제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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