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마가 길게 나와 있는 1880년대 관덕정 전경.
제주도의 유일한 누각 보물인 관덕정(觀德亭·보물 제322호)이 원래 모습을 되찾는다. 31일 제주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일제 강점기에 중수하는 과정에서 처마의 길이가 짧아지는 등 제 모습을 잃은 관덕정을 원래대로 복원키 위해 21억원의 사업비를 확보, 최근 전문기관에 복원 설계용역을 맡겼다.

이어 6월께 복원업체를 선정해 복원작업에 들어가 2005년 완공할 예정이다.

관덕정 처마는 원래 전체 15척(454.5cm)이었으나 일제강점기인 1924년 일본인들이 관덕정을 보수하면서 주변 도로에 처마가 걸린다는 이유로 처마의 끝부분 2척(60.6cm) 이상을 잘라 버려 원형이 크게 훼손됐다.

또 지난 69년 제주도에서 관덕정을 해체 보수하는 과정에서도 처마를 30㎝가량만 더 늘렸을 뿐이다.

특히 향토사학자와 관덕정에 관심있는 시민 등은 제주목관아 복원을 계기로 당시 건물 형태 및 규모가 드러남에 따라 “목관아의 부속 건물이던 관덕정을 문화재위원과 전문가, 향토사학가의 의견 수렴과 남아 있는 자료 등을 토대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정면 5칸, 옆면 4칸, 단층 팔작지붕 양식으로 주위 4면이 모두 트여 있는 관덕정을 완전 해체해 변형된 처마를 원래 모습대로 복원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또 관덕정 남쪽과 북쪽 들보에 그려져 있는 상산사호(商山四皓)·취과양주귤만교(醉過楊州橘滿轎)·적벽대첩도(赤壁大捷圖)·대수렵도(大狩獵圖)·십장생도(十長生圖) 등 그림 5폭이 풍화작용 등으로 거의 흔적을 알아보기 힘듦에 따라 모사도를 근거로 복원한다.

한편 관덕정은 병사들의 훈련과 무예훈련장으로 조선 1448년(세종 30년) 안무사 신숙청이 창건한 이후 1882년(고종 19년)까지 8차례 재건, 중수됐으며 조선시대 다른 지방의 건축물과는 달리 처마가 긴 것이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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