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오성찬(63)의 신작 소설집 「버려지는 사람들」은 예의 인간적인 약점과 정직함과 날카로움으로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마주하게 된다. 「버려지는 사람들」은 「잊어버린 삽화」, 「오래된 상처가 아물까」등 어두운 현실사회를 고발하고 치유를 모색한 작품이거나 「돋아라 새살」, 「봉숭아 물들이기」등 사랑의 문제를 다룬 작품 등 총 10편의 단편과 1편의 장편을 실었다.

표제작인 「버려지는 사람들」은 제주시청의 한 여성공무원의 경험과 실제적인 체험을 소설형식으로 엮고 있다.

작가는 「버려지는 사람들」에서 자기 태를 낳아준 부모를 버리고, 자기 속에 빠져 나온 아기들을 아무 책임 없이 길가에 내려져 끔찍한 사태를 묘사하면서도 감상에 매몰되거나 회의 없이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의 줄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용두암 근처에 버려진 육자배기 할머니의 얘기다. 하지만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 역시 인간을 완벽하게 보호해 주지 못하는 저간의 사정과 인사문제가 정치적인 권력과 함수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점까지 짚고 있다.

작가가 “버려지는 사람들을 쓸 당시만 해도 이 소재는 아주 특별한 경우에 속했는데 이제는 일상이 돼 버린 느낌”이라 토로했듯이 작품은 풍요로움의 그늘진 곳에는 심각한 빈곤이 도사려 있으며, 밝고 명랑한 삶의 현장 바로 뒤편에는 어둡고 암울한 또 하나의 현실이 엄청난 두께로 내동댕이쳐져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작가는 현재 개인홈페이지(ohsungchan.enoveltown.com)에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었던 마을 이야기를 다룬 연재 소설 「마을」(6편)을 올리고 있다.

지난 69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별을 따려는 사람들」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이우 신문기자, 박물관 연구관을 지냈으며, 현재 「제주의 마을」시리즈(17권)를 낸 도서출판 반석의 대표로 있다.

소설집으로 「한라산」「어두운 시대의 초상화」「진혼아리랑」 등이 있으며, 요산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도서출판 푸른사상·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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