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들’에 관한 경쾌하면서도 날카로운 보고서가 발간돼 눈길을 끈다. 유머작가로서는 유일하게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데이브 베리의 「사내 대탐험」은 사내들의 뿌리에서부터 생물학적 본성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이 책 역시 한 가지 주제 즉, ‘사내(Guy)란 어떤 존재이고, 사내성이란 무엇인가’를 다룬다. 그러나 기존의 남자와 여자를 주제로 한 수많은 책들과는 접근방법이 전혀 다르다.

남자들 속에 숨겨져 있는 노골적인 내면(사내성)을 위트와 유머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통쾌한 풍자의 소재로 바꿔놓은 것이다. 심각한 주제를 경쾌하게 다루는 재능이야말로 데이브 베리식 글쓰기의 장점이다.

저자가 보는 한 사내는 여성과 남성과는 전혀 다른 의식구조와 행동방식을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성(性)이다. 가령 한사코 길을 물어보지 않는 것이나, 차가 고장나면 자동차 엔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으면서도 순순히 카센터로 가는 대신 보닛 뚜껑을 열어 젖히고 심각한 얼굴로 엔진을 들여다보는 것도 사내의 기본 행동방식이다.

하지만 작가는 ‘사내성’은 본질적으로 남성적인 성정의 부분이지만 오히려 남성성보다 덜 심각하고 공격적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많은 남자들이 열심히 남성이 되려고 애쓰는 대신 사내가 되기로 마음먹는다면 세상이 훨씬 살기 좋아지리란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아름드리미디어.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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