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속된 말로 “있는 놈들이 더 한다”는 표현을 쓴다.

최근 이마트 제주점내 신세계문화센터의 폐점과 관련해 이 속된 표현이 자꾸만 떠오른다. 도민들이 아쉬움을 떠나 거세게 비난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일 것이다.

현재 문화센터는 폐쇄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이마트측에 폐쇄를 항의하면 신세계문화센터 본사의 입장이라고 발을 뺀다. 본사 측을 비난하면 이마트 제주점의 의사라고 손을 내젓는다. 설상가상으로 이마트내 문화센터 직원들은 상부의 지침이라며 회원들의 비난을 아예 차단하고 나섰다.

이유는 하나다. 지난 2000년 이후 이마트와 백화점이 분리 운영된 가운데 관리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 이들이 내세우는 폐쇄 이유이자 폐쇄의 비난을 서로 떠넘기기에도 안성맞춤인 조건인 셈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적자 등은 고상한 이유가 못된 탓에 자꾸 뒤로 숨기려고만 한다. 이러다 보면 흐지부지 폐쇄되겠지 하는 고약한 심보 같아 못내 마음이 불편하다.

이마트와 문화센터는 각각 96년·97년 개점해 도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한때 이마트가 도내 현금을 사과상자로 몇 상자를 반출하느니 어쩌니 하며 반감도 없지 않았지만 도민들은 대기업의 상도를 믿었고 그 증거 중 하나는 문화센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역사회로부터 영리를 추구하는 대기업에 윤리와 도의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던가.

대기업은 가끔 자신들의 존재할 수 있는 이유, 그리고 ‘Give and Take’ 개념을 잊는 것 같다. 도민들의 간절한 호소를 짓밟는 이마트는 눈앞의 작은 이익을 얻는 것만큼 도민들의 신뢰와 그 이상의 것을 잃게 됨을 알아야 한다.

‘…사회발전에 공헌하는 책임자세, 해당 지역의 사회 가치관을 존중하여 사업을 수행하는 정신…’ 신세계의 윤리규범이 무색할 따름이다.<박미라·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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