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미 프로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과 11월 한국 프로야구의 국보급 투수 '무등산 폭격기''나고야의 수호신' 선동열이 각각 은퇴했다. 만 36세인 조던은 "나는 최고의 농구선수가 되려고 노력 한 결과 화려한 시간을 보냈다. 내가 은퇴하더라도 프로농구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며 코트를 떠났다. 선동열은"더 뛸 수도 있었지만 정상에서 명예롭게 은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그들이 속한 무대의 최고봉에서 멋지고 당당하게 물러섰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들의 팬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뇌리 속에 항상 최고의 선수로 추앙을 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큰 착각을 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특히 정계에서 오래생활을 했다는 중진급에서 많이 나온다. 그들 가운데는 다수가 각종 부정 부패

비리에 연루되거나 심판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온갖 변명과 술수를 써가며 정치생명을 구차하게 연장하려고 기를 써가며 나라를 어지럽힌다. 최근 '훼손 당할 명예가없는'일부 정치인들을 보노라면 분노에 앞서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지도급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자제하려하기는커녕 오히려 지역대결을 자극하고 조장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시민단체가 그들을 공천대상에서 제외시켜야한다는 당위성이 증명되고 있다.

일본 사민당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76)전 총리가 최근 정계은퇴를 공식 선언,'아름다운 퇴장'이란 찬사를 듣고 있다. 80대 현역이 수두룩한 일본 정계에서그는"노병은 조용히 사라집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의 은퇴 만류에도 4년전선거 때 '다음 번엔 불출마'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지켰다. 가만히 있어도 비례대표로서 의원배지를 달 수 있었지만 그는 그마저도 거부했다. 그는"더 이상 결단을 미뤘다간 늑대 같은(욕심 많은)노인이란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은퇴이류를 밝히기도했다. 그는 떠나야할 때를 아는 진정한 정치 거인이었다.

4.13총선을 앞두고 한국은 일부 정치꾼들에 의해 지역주의 바람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지역주민을 볼모로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부류들은 더 이상 정계에서 사라지도록 유권자들은 엄정한 심판을 해야 할 것이다. 언제쯤 무라야마와 같은 정치 거인이 한국에서도 나올는지. <하주홍·코리아뉴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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