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에 관한 증언자료가 역사교과서 편찬에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는 최근 국사편찬위원회가 주최한 ‘제주지역 사료 수집·정리를 위한 워크숍’에서 구술자료도 역사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국사편찬위 허영란 편사연구사는 ‘근·현대 구술자료의 정리와 활용방안’주제발표를 통해 충분한 가능성을 비쳤다. 특히 구술자료가 역사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 예로 제민일보 4·3취재반의 「4·3은 말한다」를 제시함으로써 그 의미는 크다 하겠다.

허 연구사는 「4·3은 말한다」가 10여년간 작업을 걸쳐 이뤄낸 성과물로 국내·외 6000여명의 증언과 2000여종의 자료를 모은 ‘피해의 역사’에 관한 구술자료라고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평가를 받은 셈이다. 또한 각종 구술사가 약자들의 시선에 입각해서 재현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점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물론 구술자료의 객관적 검증절차가 없다는 우려도 있지만 문헌자료 또한 같은 맥락에서 고민해야한다는 허 연구사의 주장은 설득력이 강하다.

이는 현실적으로 제주4·3뿐만 아니라 다른 특정분야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하는데 필요한 문헌자료를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도 공감되는 부분이다. 제주4·3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근·현대경제사와 관련된 70년대 이전의 문헌자료는 양적으로 매우 빈약하다는 게 이를 증명하고 있다. 더욱이 비록 문헌자료가 있다고 해도 그 내용 면에서도 빈약하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문헌자료라 할지라도 내용 그대로 객관성을 부여한다는 건 곤란한 게 사실이다.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제주4·3과 관련된 구술자료인 「4·3은 말한다」와 제주4·3연구소의 「이제사 말햄수다」등의 자료가 역사교과서에 활용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국사교과서에 실린 제주 4·3의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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