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보리 처리난을 완화하기 위한 시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조사료 생산사업이 보리재배 농가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도내 맥주보리 재배면적은 4600㏊에 생산예상량이 1만9000t에 이르고 있으나 수매배정량은 1만3560t에 그쳐 5440t이 남아돌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맥주보리 처리난 해소를 위해 수확 이전의 청예용 맥주보리를 가축의 조사료 생산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맥주보리 농가에서 가축사료 생산을 신청할 경우 ㎏당 90원의 소득을 보전해주고 축산농가에 일반건초의 ㎏당 150∼200원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셈이다. 이를 위해 도는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에 각 100㏊씩을 배정해 조사료 생산으로 처리키로 하고 지난달 농가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그런데 신청결과 남군 관내에서만 42농가에 22.4㏊가 신청됐을 뿐 북군 지역에서는 아예 신청량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처럼 조사료 생산신청이 저조한 이유는 1등품 기준 ㎏당 1000원의 수매가와 너무 차이가 나는 데다 도내에서 재배되는 보리품종은 줄기가 짧아 조사료 생산량이 훨씬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남아도는 맥주보리 처리대책으로 제시된 조사료 생산사업이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다.

도와 북·남군에서는 맥주보리의 전량 수매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지만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의문이어서 심각한 맥주보리 처리난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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